뉴스를 읽고 호구가 되지 않는 법 =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by 김종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 김종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 저자 김종배
  • 출판 쌤앤파커스, 2012년 5월 2일 초판 발행
  • 분량 269쪽

 

I. 뉴스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가?

 

이 책은 시사평론가 김종배 씨가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5월에 펴낸 '뉴스 이용 매뉴얼'이라고 하면 적당할 것 같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언론이라는 세력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틀이 달라지게 된 시기가 이명박 정권 이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엔 언론사라는 경영 집단과 기자라는 전문가 집단의 정치적·철학적 갈등이 타협 속에서 조정되어가던 시기였다면, 이명박 정권에서는 전문가 집단을 이익 집단화시키는 데 성공하면서 경영 집단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하였다 생각합니다.

이것은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한 대안언론의 등장으로 치열해진 경쟁에서 생존을 선택한 전문가 집단의 변절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지배세력의 의지가 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자협회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하고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으로 오랜 시간 일했던 언론 전문가인 저자가 느끼는 그 시절의 언론은 이미 재활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판단하였을까요..

사용자들에게 현실을 설명하고 그러한 현실 속에서 어떤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뉴스 소비인지를 알리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II. 저자 김종배

김종배 젊은 날제가 이 책의 저자인 시사평론가 김종배를 처음 알게 된 시기는 손석희 사장이 MBC 시선집중에서 진행을 하던 200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순서가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뉴스브리핑 코너였는데 가장 들을만했던 꼭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 토론회에서도 자주 보이며 MBC에서 활동하다 어느 순간 팟캐스트 말고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팟빵에서 '이슈 털어주는 남자 (이털남)', '사사로운 토크 (사사톡)', '시사통'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6년간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주제로 방송을 진행하였고,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를 진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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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배의 시선집중2019년 7월부터는 예전 패널로 참여했던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진행자로서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으로서 경쟁 프로그램인 TBS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비해 조금은 온건한 표현과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어 뉴스공장에는 출연하지 않는 정치인들도 자주 등장하지만 정규방송 이후 유튜브 전용 방송에선 본인의 정치성향과 생각을 담아 마치 팟캐스트 시절을 연상케 하는 방송을 매주 들려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방송이 음…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기자협회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서인지 언론의 편향성과 이익 추구, 그리고 권력지향성에 대한 감시에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디어오늘 시절에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신화 이렇게 조작됐다〉라는 기사를 '저널리즘' 1992년 가을호에 실으면서 1968년 당시의 조선일보의 기사가 작문이라고 주장하여 조선일보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대부분 알고 있는 이 사건을 처음 매체를 통해 밝힌 사람이 바로 김종배 기자였던 겁니다.

이 고소건은 2002년 형사 1심에서 징역 10개월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III. 책 소개

아래는 책 뒷면과 책 띠, 그리고 책날개에 써진 문장들입니다.

홍보성 문구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책의 주제를 가장 명확하게 소개하는 문장들 같아 모아보았습니다.

"편 가르기의 논리를 떠나 합리적 의심을 시작하라! 비로소 진실이 드러난다."
"전방위 뉴스 비판·사용 설명서"
"끊임없이 이성적으로 의심하고 똑 부러지는 논리로 무장할 것!"

 

톡! 까놓고 물어보자.

  • 당신은 어떤 뉴스를 '교리'로 삼고, 어떤 뉴스 생산자를 '교주'로 받들고 있는가?
  • 좌파 언론은 합리적이고 우파 언론은 편파적이라는 틀에 갇혀 뉴스를 읽지는 않는가?
  • 그 뉴스가 전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만을 쫓아다니며 '행동대원'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 자기 주의 주장도 없는 글로 '논객'이란 탈을 쓴 키보드 워리어가 되어 있지는 않은가?

 

100% 진실은 없다. 100% 거짓도 없다.

  • 말하자면 이 책은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또는 살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주권 사용법'이다.
  • 그들의 이야기에 논리적 정합성이라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고 늘 깨어 감시하기 위한 연습이다.
  •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먼저 올바로 인식하는 법, 거짓으로 짜깁기된 사실들을 정확하게 가려내고 인식하기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기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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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쓰레기 만두소 사건으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무수한 영세업체가 피해를 입은 전형적인 황색언론의 폐해를 소개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사용자의 무분별한 뉴스 수용이 결국은 뉴스 소비자의 피해로 돌아오는 사례들과 언론이 내보이는 뉴스의 속성에 대한 설명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이 책은 총 3개의 카테고리에 17개의 소주제로 아래와 같은 목차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1부. 뉴스 제대로 읽기

뉴스라는 것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언론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

그러므로 의심해야 하는 것. 그리하여 진실을 파악하는 방법에 대한 것.

뉴스는 객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니라 취사선택된 현실세계다.
뉴스는 객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니라 구성된 현실세계다.
뉴스는 객관적인 현실세계가 아니라 해석된 현실세계다.

  • 뉴스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언어의 감옥에 갇힌 언론
  • 원인 분석의 오류와 억울한 희생양
  • 조건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 적벽의 변수와 어긋난 예측
  • 계획된 죽창 vs 우연한 죽창
  • 희망버스를 보는 두 가지 잣대

 

2부. 뉴스를 둘러싼 것들

  • 뉴스가 만들어지는 배경을 이해할 것. 리포터가 아닌 플레이어로 나선 언론.
  • 사건 지도에서 뉴스 좌표 찾기
  • 피플오션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전
  • 선수로 뛰어드는 언론 부처님
  • 손바닥과 같은 민심

 

3부. 글쓰기의 최전선

읽기와 쓰기의 논리는 같다.

논리적인 글쓰기의 시작은 관점을 설정하는 것이다.
관점은 주제일 뿐만 아니라 주제의식이기도 하다.
관점은 결론의 방향을 제한하고 글의 범위도 설정한다.

  •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본 원리
  • 송곳과 과녁 먼저 만들기
  • 곧게 뻗은 대나무처럼 쓰기
  • 팽팽하게 펼쳐진 우산의 살 마디에서
  • 마디로 가는 과정
  • 논리적 표현은 기교가 아니다

 

이 책은 2012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2023년의 언론은 저 시절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욕망을 드러내고, 잔혹하고 거침없이 대척세력을 난도질합니다.

'정치적·철학적 신념이 아닌 더 많은 이익과 권력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세력과 거기에 야합하여 동조 또는 주도하는 언론의 행태는 일전에 소개해드린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에서 예시되어 있던 천박한 자본가와 다름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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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자본가가 생산한 제품을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꼼꼼히 살펴 사용하는 것처럼, 천박한 언론인이 생산한 뉴스도 꼼꼼히 살펴 수용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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