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극장 – 김형중 : 문학평론가의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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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책의 정보

  • 무서운 극장 : 산만한 관객 K의 사유하며 영화 보기
  • 저자 : 김형중
  •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21년 11월 11일 초판 발행
  • 분량 : 200쪽 (문고판)

기사보다는 사설을 더 재밌어하는 편입니다. 사실보다는 해석이 더 재밌더라는 말씀입니다.

타고난 감수성이 부족한 편이라 책이나 그림 또는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에도 온전히 내 느낌을 확신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평에서 내가 놓쳤던 부분이나 몰랐던 부분을 찾아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평론이라는 것이 또 신기하게도 대중음악평론가가 K-POP을 평하는 것보다 시사평론가가 말하는 그것이 더 재미있고, 영화평론가의 영화 평보다 음악평론가의 영화평이 또 다른 시각으로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무서운 극장'은 문학평론가 김형중이 쓴 영화와 관련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글은 일반적인 영화평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입니다.

'평론 評論'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가치, 우열, 선악 따위를 평가하여 논하는 일, 또는 그런 글을 말합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영화평론집이라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은 책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씨네플레이'에 '사유하며 영화보기'라는 카테고리에 연재된 글들을 엮어 만들었습니다.
책의 목차도 연재된 순서와 다르지 않습니다. 차이라면 블로그 연재는 18개 글인데 책은 17개라는 정도입니다.
하나가 빠진 이유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II. 작가 소개

책을 쓴 김형중은 1968년 광주 태생으로 전남대 영문과, 전남대 대학원 국문학 박사를 졸업한 문학평론가입니다.

2000년 문학동네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하였고 비평집 '켄타우로스의 비평', '변장한 유토피아', '단 한 권의 책',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후르비네크의 혀', 산문집 '평론가 K는 광주에서만 살았다', '사라지는 것들에 기대다'를 발표하였고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현재는 조선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비평집으로 발간된 최근작이 2016년 발표된 '후르비네크의 혀'인데 이 책은 5·18이나 세월호와 같은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와 그러한 트라우마에 관련하여 한국 문학이 어떻게 반응하였는지에 대하여 소설 작품을 중심으로 논한 책입니다.

추천글   Oh Danny Boy 그리고 아일랜드 이야기.

책의 목차를 발췌하여 보면 아래와 같은 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최근 오월소설에 대한 단상들
  • 지상에서 가장 생산적인 왕복운동 – 이청준의 '서편제'에 대하여
  • 백 년 동안의 우울 – 김원일의 '전갈'에 대하여
  • 무표정하게 타오르는 혀 – 백민석의 '혀끝의 남자'에 대하여
  • 미리 결정된 지옥에서 – 최은미의 '목련정전'에 대하여
  • 제사장이 없는 세계의 신화 – 이은선의 '발치카 No.9'에 대하여

 

 

III. 무서운 극장

이 책은 모두 17편의 영화와 관련된 생각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은 특정한 영화와 관련한 비평이나 평론을 목적으로 한 글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 따른 작가의 생각과 그와 관련된 영화 이야기, 그리고 그 영화로 인해 확장되는 관심과 또 그 관심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목차 상으로는 17개의 영화가 나열되어 있으며 각 챕터는 8~9쪽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내용은 순차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순서대로 읽지 않으면 제대로 읽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목차를 기준으로 군데군데 '예전에 봤던 영화를 다룬 부분부터 읽어봐야지' 했다가는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합니다.

책은 꽤 어렵습니다.
전형적인 평론가들의 글답게 독자들도 당연히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인용하는 다수의 문학작품과 철학자의 글들이 짧은 지식으로는 한 번에 이해가 힘들어 몇 번을 다시 읽어 본 후에야 이해가 되었으며, 가끔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야만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광주 태생으로 광주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광주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광주의 평론가는 이 책 '무서운 극장'에서도 광주인으로서의 시각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조비오 신부님에 대한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의 이야기로부터 나치 전범 아이히만으로 이어진 생각의 끈은 예루살렘에서 진행된 아이히만의 재판 과정을 취재한 유대계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실화 영화 '한나 아렌트'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사죄하고 처벌당하였지만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있다는 당연한 교훈은 첫 번째 영화의 주인공과 동명의 주인공이 출연하는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로 이어집니다.

추천글   Return to Innocence - Enigma : 그 시절 가장 섹시하고 퇴폐적이고 몽환적이었던 그 음악

이와 같이 모든 글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III. 책의 목차를 정리하였습니다.

  1. 사유 없이 죽을 자 : 한나 아렌트 / 마가레테 폰 트로타, 2012
  2. 한나, 책 더미 위에서 죽다 :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 스티븐 달리드, 2008
  3. 글쓰기와 속죄 : 어톤먼트 / 조 라이트, 2007
  4. 여섯 날 동안의 꿈 : 남아 있는 나날 / 제임스 아이버리, 1993
  5. 나는 보험번호 숫자가 아닙니다 :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켄 로치, 2016
  6. 맥머피의 사인, 추장의 행방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밀로시 포르만, 1975
  7. 김군의 행방 : 김군 / 강상우, 2018
  8. 죽은 나를 묻으러 : 사울의 아들 / 라즐로 네메스, 2015
  9. 재판은 치료가 아닙니다 : 나는 부정한다 / 믹 잭슨, 2016
  10. 그를 먹어라 :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 피터 그리너웨이, 1989
  11. 숲의 왕 : 지옥의 묵시록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979
  12. 옛날 옛적 버밍햄에서 :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존 애브넷, 1992
  13. 다른 세상도 가능했다 : 안토니아스 라인 / 마를렌 고리스, 1995
  14. 그것은 나의 혀 : 피아노 / 제인 캠피언, 1993
  15. 하녀를 사랑하고 싶어 하는 가족이 있다 : 로마 / 알폰소 쿠아론, 2018
  16. 주인과 기식자 : 기생충 / 봉준호, 2019
  17. (n)……1111:1111……(n) : 어서 / 조던 필, 2019
  18. 에필로그 : 무서운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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