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왕국으로부터 현대의 공화제 국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나라는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서,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그리고 내부와 외부의 위협세력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보기관과 같은 조직을 만들고 활용하여 왔습니다.
KGB, CIA, 국가정보원, 모사드, MI5 등의 비밀 정보기관은 막강한 권력에 비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비밀스러운 조직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음모와 공작의 집단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고대 국가의 첩자나 정보원부터 현대의 정보기관까지 비밀 정보기관의 역사와 주요 활동 등을 연구한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독일의 정보기관 역사연구가 볼프강 크리거의 '비밀정보기관의 역사'입니다.
I. 책의 개요
- 제목 :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 Geschichte der Geheimdienste
- 부제 : 파라오부터 NSA까지
- 저자 : 볼프강 크리거 (Wolfgang Krieger), 이미옥 옮김
- 출판 : 에코리브로, 2021년 6월 11일 초판 발행
- 분량 : 504쪽 (참고문헌 포함)
- GESCHICHTE DER GEHEIMDIENSTE
- History of the Secret Services
- by Wolfgang Krieger
- Released September 15, 2014
- Copyright © Verlag C.H. Beck oHG, München 2009
군사조직과 사법조직 외 정보기관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거나 연구해보는 것은 매우 힘든일이기도 하거니와 드문 일입니다.
현대의 정보기관들은 암암리에 민간을 사찰하기도 하고, 타국의 지도자나 기업들을 도청하거나 사적인 비밀을 찾아내기도 하며, 이러한 활동을 위해 가능한 모든 탈법적 수단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는 비단 2013년의 에드워드 스노든의 'NSA 스캔들'이 아니더라도 실체가 확인되지 않았다 뿐, 대부분의 시민들은 의심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우리의 안정적인 일상에 국가의 정보기관이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에 관한 것입니다.
경찰과 군대와 마찬가지로 비밀정보기관 역시 적대 국가와 경쟁세력의 사이버 공격, 테러와 대량학살 무기의 위협으로부터 현재의 안정을 보호하는데 매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고대 시대부터 냉전의 종식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첩보기관에 의해 비밀리에 행해지고 있던 활동들에 대해 다룬 책으로써, 비밀정보기관의 기원과 역할, 그리고 비밀 정보 활동이 역사적 배경에서 어떻게 이해되는지에 대해 심도 깊게 다루고 있습니다.
각 국가별 정보기관의 역사와 활동,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각 국의 정보기관들이 어떠한 활동을 하였으며, 그것이 어떤 결과를 유도하였는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각국의 '정보부 역사 연구 그룹'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전현직 정보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현장의 정보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는 첩보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책은 모두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첩보 활동과 스파이에 대한 정의와 첩보 활동 역사연구의 방법론에 대해 설명하는 도입부이고, 2장부터 9장까지 여덟개의 장은 각각 별도의 주제를 설정하여 역사적인 사례들을 소개하는 본문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마지막 10장에서는 '비밀 정보, 인터넷과 사이버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의 등장과 광범위한 활용으로 인해 사라진 '전쟁 종식의 미래'라는 진단과 함께 사이버 전쟁의 양상에 대해 기술하고 있습니다.
비밀정보기관에 대한 이해 뿐만이 아니라, 현대 국가간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과 전쟁에 대한 통찰을 가지게 해줄만한 꽤 좋은 책입니다.
분량이 많고, 한번에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구성으로 쉽게 읽히지 않는 책이지만, 꽤 재미있었습니다.
II. 볼프강 크리거 • Wolfgang Krieger
책의 저자인 Wolfgang Krieger 볼프강 크리거 박사는 1947년 뮌헨 출생의 역사가입니다.
뮌헨 대학교에서 역사학·정치학·영어학을 공부하였으며, 1977년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하버드와 옥스포드에서 연구원으로 일을 하였고, 뮌헨, 쾰른, 볼로냐, 파리, 프린스턴과 토론토 등에서 강의를 했었습니다.
1993년 정보부역사연구회(국제정보역사협회)를 공동 설립하였으며,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회장을 역임하였습니다.
프랑스 국방부의 자문위원이며 독일 역사협회, 미국외교역사가협회의 회원이기도 합니다.
'노동당과 바이마르 공화국', '독일의 정보기관 : 비엔나 의회에서 사이버 전쟁까지', 'Partner Services: 독일연방 정보국과 서방 정보국의 관계', '비밀과 투명성- 국제경쟁에서 정보기관의 민주적 통제' 등 14권 이상의 책을 발행하였습니다.
이 책 '비밀정보기관의 역사'는 볼프강 크리거의 책 중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책입니다.
III.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 History of the Secret Services
책의 목차와 챕터별 세부 내용의 목록을 정리하였습니다.
01 첩보 활동의 역사를 어떻게 그리고 왜 연구할까
02 현대 이전 정치권에서의 첩보 활동
- 알렉산더 대왕
- 로마는 비밀 첩보원이 없는 대제국이었을까
- 비잔틴의 세계 정치와 그들의 비밀 첩보 활동
- 아랍-이슬람의 팽창
- 아시아의 도발
- 정치적 문서와 종교적 문헌에 담긴 비밀 정보
- 문자와 비밀문서
03 새로운 적 : 종교적, 혁명적, 반혁명적, 민족적 세력들
-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왕위 계승전
- 비밀 첩보원장 프랜시스 월싱엄
- 첩보원들과 외교
- 비밀 업무와 국내 안전
- 프랑스 최초의 관료적인 비밀 업무
- 미국 독립 혁명
- 프랑스 혁명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04 강대국의 정치와 혁명에 대한 공포
- 경찰과 국내 비밀정보부의 전문화
- 참모부와 비밀 업무
- "연설이나 다수결이 아니라⋯⋯"
- 대사관 부속 무관
- 비밀 활동을 하는 장교가 등장할 때까지의 길고 긴 여정
- 강대국 대(對) 강대국
- 알프레드 레들
- 악용된 애국자
05 1900년 이래 관료적이며 기술에 바탕을 둔 현대적 비밀 정보업
- 강대국들이 치는 포커와 아마추어에 머문 비밀 활동
- 민주주의와 방첩 활동
- 방첩을 위한 비밀보호
- 커뮤니케이션의 혁명
- 제1차 세계대전
- 전투에서의 비밀 활동
- 작전 지역으로서 중립 국가들
- 레닌과 그 결과들
06 20세기 네 가지 적 : 공산주의자, 파시스트/민족사회주의자, 자본주의자, 제3세계의 '테러리스트'
-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소련에서의 억압
- 초기 소련의 국외 작전
- 독재자 스탈린으로 가는 길
- 소련의 외국 스파이가 거둔 최초의 전성기
- 스탈린의 "숙청"
- 스탈린이 경시했던 국외에서의 스파이 활동
- 진주만
- 비밀정보부가 없는 미국?
- 전쟁 투입에서 OSS
- 히틀러의 독일을 물리치기 위한 군사력 투입
- 나치 정권에서의 독일 비밀 정보 업무
- 연합국과 독일의 저항
- 무선통신 해독
07 냉전에서의 비밀 정보 활동 전쟁
- 소련 연방에서의 적응
- 갈기갈기 찢긴 프랑스
- 특별한 종류의 독일 비밀 정보 활동
- 특수 비밀 활동 연합
- 소련 스파이가 받은 충격
- 비밀 정보 활동의 대국으로 새롭게 부상한 미국
08 은폐 작전, 스파이, 분석
- 유럽에서 진행된 은폐 작전
- 제3세계에서 벌어진 비밀 정보 전쟁
- 초강대국들의 비밀 정보 전쟁에서 위대한 스파이들과 배반자들
- 기술적 장치를 이용한 비밀 정보와 분석을 정치화하기
09 비밀 정보 업무로 인한 인권 및 시민권 침해, 그리고 정치적 통제 가능성의 한계
- 미국의 경우
-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과 독일의 경우
- 비밀정보기관을 통제할 때 몇 가지 기본적인 문제
10 비밀 정보, 인터넷과 사이버 전쟁: 간략한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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