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 브랜드 탐구, 세번째 시간. 오늘은 에스프레소의 본 고장, 이탈리아의 브랜드. illy 일리의 캡슐커피 머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illy 일리의 역사
일리 illy는 지금으로부터 89년 전인 1933년, 과학자 출신의 프란체스코 일리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설립한 커피 전문 회사입니다.
'롤스로이스 커피' '커피계의 아르마니'라는 찬사와 함께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최고급 커피로 꼽히는 브랜드라고 합니다.
빨간 바탕에 흰색 회사명이 각인된 로고와 원두와 캡슐의 캔 포장 패키징 등 이탈리아 감각이 엿보이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브랜드입니다.
법인 설립도 이탈리아이고 디자인 감각도 꽤 세련된 커피의 나라 이탈리아 회사이지만 정작 설립자인 '프란체스코 일리 Francesco Illy'는 이탈리아인이 아닌 헝가리 사람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의 나라 이탈리아 커피 시장 1위, 14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2019년 5억 2천만 유로(한화 약 6,900억 원)의 매출에 순이익 1,900만 유로(한화 약 252억 원)를 달성한 일리는 1935년 세계 최초의 현대식 에스프레소 머신 '일레타 illetta'를 발명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창업자인 프란체스코 일리가 과학자 출신이었기 때문인지 연구개발을 지향하는 사풍은 그대로 이어져 아들인 에르네스토 일리 Ernesto Illy가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설립한 연구소를 통해 수많은 발명과 특허를 취득하였습니다.
I. illy일리의 커피
이탈리아 회사답게 기업공개도 하지 않고 네슬레 등 경쟁자의 인수, 합병 제안도 거부하고 100% 가족경영 체제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최근 외부 CEO를 영입하고 외부 투자도 유치하는 등 경영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보이고는 있지만 '고급 커피를 제공하겠다'라는 가문의 커피 철학을 지키기 위해 지배구조만은 가족회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리는 다른 브랜드보다 약 30~50%가량 비싼 원두를 사용하고, 원두의 검수과정부터 밀봉 상태의 제품이 생산될 때까지의 모든 생산과정에서 모두 125번의 품질 확인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탈리아 1위 업체인 일리는 1993년 현現 안드레아 일리 회장이 취임하면서 해외진출 정책을 수립하고 뉴욕, 런던, 파리 등의 특급 레스토랑과 유명 카페를 대상으로 후식용 커피를 공급하며 고급 브랜드 마케팅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다른 브랜드보다 두배 가량 높은 가격대임에도 명품 커피 브랜드라는 인식과 함께 성공적으로 글로벌 리테일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시장지배자인 네슬레 그룹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여서인지 일리 한국 홈페이지에 브랜드의 역사와 사업부문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I. 일리 캡슐커피 머신 illy Machine
일리의 캡슐커피 머신은 x시리즈와 y시리즈로 구분됩니다.
x시리즈는 현재 x7.1 머신이, y시리즈는 y3.3 머신이 홈페이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원래 일리의 x시리즈 머신은 네스프레소와 돌체구스토처럼 캡슐커피만 추출할 수 있는 기기가 아니라 그라운드 커피 시스템 그러니까 분쇄커피가루를 탬핑해서 추출하는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의 기능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최초의 x1 머신부터 x6까지의 머신은 그라운드 커피 시스템과 파드 커피머신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x7부터는 그라운드 커피 시스템은 사라지고 일리의 특허기술로 만들어 낸 아이퍼에스프레소 캡슐IperEspresso Capsule 전용 추출 머신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 출시되었던 x1, x2 머신도 새로운 버전으로 New x1, New x2로 출시되었지만 그라운드 시스템은 제외한 상태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x시리즈는 캡슐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별도의 수동 스팀 노즐이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캡슐로부터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스팀 노즐로 라테 같은 다른 음료를 만들어 드실 수 있습니다.
x시리즈는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루카 트라치 Luca Trazzi와의 협업으로 만든 디자인으로 ET를 닮아 ET머신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ET머신의 디자인을 벗어난 x시리즈 모델로 x8이 있었지만 역시 x시리즈의 정체성을 벗어난 디자인은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일리의 x시리즈 머신은 20만 원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금액(23만~29.9만)으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y시리즈는 좀 더 모던한 디자인의 저가형 캡슐 전용 머신으로 출시되었습니다.
y시리즈는 15 bar의 표준 압력으로 추출하는 x시리즈와는 달리 19 bar의 압력으로 추출하고, 컵 받침대의 높이 조절 기능과 같은 디자인으로 변화를 주었고, 머신의 무게도 50% 이상 가볍게 만든 제품입니다.
x시리즈에서 제공하던 수동 스팀 노즐은 없어진 제품으로 2011년 1월 y1을 시작으로 현재는 y3.3 머신이 온라인에서 10만 원 내외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III. 일리의 커피 캡슐 illy Capsule (Pods)
일리는 아이퍼 에스프레소 IperEspresso라는 1회용 캡슐 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일반적인 추출 단계를 거친 커피를 캡슐 바닥의 특허받은 밸브를 통해 배출시키는 유화 Emulsification단계를 통해 오래 지속되는 크레마를 생성하여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특허로 인해 일리 캡슐커피 머신은 전용 캡슐만 사용이 가능하며 호환 캡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리의 커피 캡슐은 총 3개의 사이즈로 판매됩니다.
- 에스프레소 캡슐 커피로 약 25ml가 추출되는 클라시코, 인텐소, 디카페인
- 롱 에스프레소 캡슐 커피로 약 50ml가 추출되는 클라시코 룽고
- 마지막으로 아메리카노 캡슐 커피로 약 220ml가 추출되는 필터 캡슐커피로 구분됩니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에스프레소 10종, 룽고 1종, 필터 커피 2종의 캡슐이 판매되고 있으며, 개당 가격은 778 ~ 972원 수준입니다.
IV. 요약
1) 일리의 장점
- x시리즈는 앤틱한 느낌의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에 수동 스팀 노즐이 제공됩니다.
- y시리즈는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공간 활용과 인테리어에 좋습니다.
- x시리즈의 경우 캡슐 홀더가 분리형이라 따로 세척이 필요 없을 만큼 흔적 없이 깨끗하게 추출이 됩니다. y시리즈도 물통 분리와 세척이 쉬운 편이라고 합니다.
- y시리즈의 경우 예열시간이 30초 내외로 짧은 편입니다.
- 일리 커피가 취향에 맞는 분들에겐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맛입니다. 일반적으로 네스프레소보다 맛있다는 평이 많습니다.
2) 일리의 단점
- 전용 캡슐만을 사용해야 합니다.
- 제공되는 캡슐의 종류가 가장 적습니다. 다양한 맛을 즐기려면 에스프레소에 본인이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야 합니다.
- x시리즈 전체와 일부 y시리즈는 키가 큰 머그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 x시리즈의 예열시간은 판매글에는 2분이라고 적혀있지만 사용기 중에 1분 15초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다른 기구에 비해 긴 편입니다.
- y시리즈는 저가형이긴 하지만 머신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특히 버튼이 불안하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 생각보다 소음이 크다는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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