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들리로 전설이 된 원 히트 원더, Stars on 45

1980년 댄스 히트곡인 Venus의 인트로 기타 리프로 시작해서 5분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비틀스의 노래 여덟곡을 포함해서 10곡의 노래를 메들리로 들려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바로 'Stars on 45, 스타즈 온 포리파이브'라는 팀이 부른 동명의 히트곡입니다.

80년대 디스코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는 명곡이며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는 히트작이지만 정작 노래를 발표한 가수에 관한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밴드, 메들리로 전설이 된 원 히트 원더 밴드 'Stars on 45'와 그들의 노래를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Stars on 45

 

I. Stars on 45

Stars On 45Stars on 45 (이하 스타즈 온 45)는 1980년대 초 유럽, 미국, 호주 등에서 큰 인기를 얻은 네덜란드 팝 그룹입니다.

그런데 사실 팝 그룹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폐가 있는 것이 이들은 일반적인 팝 밴드처럼 보컬과 연주팀으로 구성된 것이 아닌 네덜란드 락밴드 'Golden Earring 골든 이어링'의 드러머였던 'Jaap Eggermont 야프 에거몬트'가 주도하는 스튜디오 세션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유명한 히트곡들을 최대한 원곡과 유사하게 재작업하고 무명 가수나 코러스 가수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앨범을 만들어 발매하는 콘셉트의 팀이었습니다.

'스타즈 온 45' 이전에도 디스코 메들리는 여러 팀에서 발매해 왔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원작자의 동의 없이 원곡을 그대로 사용해서 여러 곡을 짜깁기해 발매하는 불법적인 형태였기 때문에 심지어 어떤 음반은 존재하지 않는 음반사의 이름으로 유통되기까지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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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네덜란드 음반사 Red Bullet Production의 사장이었던 'Willem van Kooten 빌름 반 쿠텐'은 우연히 들른 레코드 가게에서 '쇼킹 블루'의 유명한 노래 '비너스 Venus'가 포함된 조잡한 팝송 메들리를 듣게 됩니다. 이에 반 쿠텐은 황당함을 느꼈는데 '비너스'의 전 세계 판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본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곡의 사용허가를 내준 적이 없는데 버젓이 메들리로 만들어져 유통되는 것을 보고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됩니다.

그는 골든 이어링 시절부터 알고지내던 프로듀서 '야프 에거몬트'에게 '오리지널 메들리곡'이라는 프로젝트를 요청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스타즈 온 45'의 시작입니다.

Willem van Kooten (출처: Red Bullet Production)
Willem van Kooten (출처: Red Bullet Production)

 

팀 이름에 사용된 '45'라는 숫자는 당시 싱글 레코드판의 회전 속도인 45 rpm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레코드판 위의 인기가수들'이라는 매우 직관적인 의미였습니다.

박진영이 인트로에 JYP라는 공기 80%의 효과음을 집어넣듯이, 에거몬트는 '스타즈 온 45'라는 40초 남짓의 오리지널 멜로디를 만든 다음, 곡의 전반을 받쳐줄 디스코 리듬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그 위에 실력 있는 세션들의 고품질의 반주와 편곡으로 메들리에 사용될 히트곡을 얹어 전체 반주를 만들었습니다.
각 곡의 노래는 당시 스튜디오 세션 가수로 활동하던 무명의 뮤지션들이 원곡 가수들을 모창 하는 노력으로 이질감을 없앴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앨범은 오리지널 곡 Stars on 45를 제외하고 22곡이 포함된 11분 30초짜리 12인치 싱글로 1980년 12월 네덜란드의 마이너 레이블 CNR레코드에서 발매되었습니다. 당연히 실제 노래를 부른 무명 가수들의 이름은 올라가지 않았으며, 전체 22곡 중에서 비틀스의 노래가 8곡이나 될 정도로 당시 존 레넌 사망 직후의 화제성이 편승한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

 

Stars on 45 Original 12" Single (1980)

 

전체를 재생하기엔 너무 긴 노래였고, 비틀스 메들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당 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당연히 라디오에서는 곡의 중반부인 비틀스 부분부터 재생을 하였습니다.

이에 비너스를 인트로로 하고 아치스의 '슈가'이후에 바로 비틀스 노래 여덟 곡이 이어지는 4분 50초짜리 7" 싱글을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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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 on 45 7" Single (1980) AKA Beatles Medley

 

비틀스 메들리로 알려진 이 7" 싱글은 1981년 2월 네덜란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였고, 5월에는 영국 2위, 6월에는 빌보드 핫 100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이 노래는 당시 메들리로 사용된 원곡의 제목을 그대로 나열해야 하는 법적 제한으로 인해 '빌보드 차트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싱글 1위 곡'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후 비틀스 노래만을 사용한 비틀스 메들리, ABBA와 미국의 Motown의 노래를 사용한 메들리 시리즈를 계속 발매한 스타즈 온 45는 2011년 30주년 기념 앨범까지 모두 4개의 스튜디오 앨범, 8개의 컴필레이션 앨범, 1개의 비디오 앨범, 19개의 싱글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II. Stars on 45의 노래들

최초의 오리지널 메들리곡 Stars on 45 이후에 스타즈 온 45는 새로운 가수와 주제를 정해 메들리곡을 시리즈로 발매합니다.

여기에 간단한 곡 소개와 함께 유튜브 Red Bullet Production 채널에 올라온 곡들을 링크하였습니다.

 

Abba Medley (1981년 7월)

네덜란드 4위, 영국 2위의 히트를 기록한 히트곡입니다. 곡의 앞뒤에 시그니처 멜로디인 Stars on 45를 두고, 아바의 노래 여덟 곡을 연결하여 들려줍니다.

 

Volume 3 (Star Wars & other Hits) (1981년 9월)

보니 엠의 Ma Baker와 빌리지 피플의 Y.M.C.A 등 당시의 히트곡 16곡이 들어있는 곡입니다.
디스코 리듬에 영화 스타워즈의 메인타이틀이 도입부에 사용된 것이 특징입니다.

 

Stars on Steve (Wonder) (1982년 1월)

스티비 원더의 노래 12곡이 담긴 7분 50초짜리 스티비 원더 메들리입니다.
당연히 노래를 부른 사람은 스티비 원더가 아닙니다. 누가 들어도 스티비 원더 본인인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Tony sherman 토니 셔맨'이라는 가수라고 합니다.

 

The Greatest Rock’n Roll Band (Rolling Stones Medley) (1982년 4월)

가장 위대한 로큰롤 밴드라는 제목의 롤링 스톤스 메들리입니다.
롤링 스톤스의 명곡 10곡이 이어지는 메들리곡으로 이 곡은 디스코가 아닌 전형적인 록 메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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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s on 45 라이브 공연 (1983)

 

Soul Train Line Dance with Stars on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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