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파 또는 연기파 배우라는 말이 미남이 아니라는 뜻의 다른 표현으로 통용되었던 시기, Alain Delon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미남'이라는 단어의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기준으로 지칭되던 배우입니다.
마치 투명 테이프가 스카치테이프인 것처럼, 스테이플러가 호치키스인 것처럼, 그 시절의 우리에겐 알랭 들롱은 미남이었습니다.
Alain Delon, 요즘 인터넷 검색에서는 '알랭 들롱'으로 표기되지만 우리 기억에는 '아랑 드롱'으로 익숙한 배우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I. Alain Delon
1. 배우가 되기까지
알랭 들롱의 본명은 'Alain Fabien Maurice Marcel Delon 알랭 파비앙 모리스 마르셀 들롱'입니다.
1935년 11월 파리에서 태어났는데, 4살 때 친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어머니를 따라 새아버지와 함께 살게되었다고 합니다.
알랭 들롱의 소년기는 그리 행복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 탓인지 그는 배우로 성공하기 전까지 꽤나 문제아로 살았습니다.
가톨릭 기숙학교에 다녔지만 퇴학을 당하기도 했으며, 14살에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새아버지의 정육점에서 잠시 동안 일을 하기도 했었다고 합니다.
열일곱 살에는 프랑스 해군으로 입대해서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복무하였습니다.
말썽꾸러기 알랭 들롱이 군복무에 잘 적응했을리 만무했겠지요.
적당히를 모르는 알랭 들롱은 무려 복무 중 절도죄를 저지르고, 그로 인한 처벌로 불명예 전역과 복무 연장 중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불명예 전역 딱지가 싫었는지 아니면 딱히 전역 후 할 일이 없었던 것인지 복무 연장을 선택했지만, 결국에는 또 다른 절도와 무단이탈 등으로 불명예 전역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전역 후 1956년 프랑스로 돌아와 웨이터, 짐꾼, 판매 보조, 점원 등 갖가지 일을 하다가 당시 인기 여배우였던 'Brigitte Auber 브리짓 오베르'와 사귀게 됩니다.
두 사람은 파리에서 함께 살았는데 1957년 함께 칸 영화제를 가게되는데, 알랭 들롱은 거기서 미국의 영화 제작자 'David O. Selznick 데이비드 오 셀즈닉'의 눈에 띄어 계약을 제안받습니다.
그러나 알고지내던 프랑스 감독 'Yves Allegret 이브 알레그레'의 권유로 프랑스에서 데뷔를 선택했고, 마침내 알랭 들롱은 1957년 이브 감독의 작품 'Quand la femme s'en méle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이후 Sois Belle Tais-toi, Christine, Faibles Femmes, Le Chemin des écoliers 등의 로맨스 영화로 조금씩 인기를 얻기 시작하였습니다.
2. 태양은 가득히
1960년 알랭 들롱은 'René Clément 르네 클레망' 감독의 히트작 'Plein soleil 태양은 가득히'에 Tom Ripley 역으로 출연하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미국 소설가 'Patricia Highsmith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르네 클레망과 프랑스의 시나리오 작가 'Paul Gégauff 폴 게가우프'가 함께 각본을 쓴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알랭 들롱은 날렵한 몸매와 흠잡을 곳 없는 말끔한 얼굴 그리고 에메랄드 빛이 감도는 푸른 눈동자를 뽑내며 매력적인 악역, 톰 리플리를 훌륭하게 연기하였습니다.
이 연기로 알랭 들롱은 비평가들의 찬사와 함께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과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됩니다.
이후 이 영화는 수차례 리메이크되었지만 알랭 들롱을 능가할만한 리플리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해야겠지요.
이 영화는 IMDB 평점 7.8점, 로튼토마토 전문가 점수 95%, 관객 점수 92%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 243만 8천 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고, 미국에서는 66만 3천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등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1960년 원/달러 환율이 65원이었으므로 현재 환율 1400원으로 환산하면, 미국에서만 200억이 넘는 수입을 거둔 셈입니다.
3. 이후
알랭 들롱은 이후 할리우드에 진출하여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였고, 로맨스뿐만 아니라 범죄물, 수사물, Zorro 같은 액션물, 고전물 등 엄청난 다작 활동을 하였습니다.
비스콘티, 장 뤽 고다르,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루이 말레 등 대단한 감독들과 함께 수많은 작품을 작업한 알랭 들롱은 2017년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모두 85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였고, 이중 82편에서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들 영화의 관객수를 합치면 1억 3천5백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암흑가의 두 사람' 등 24편의 영화를 제작하였으며, '최후의 방어선', '형사 이야기' 등 두 편의 영화는 직접 감독을 맡기도 하였습니다.
알랭 들롱은 연극배우로서 6개의 연극에서 공연을 했었고, 가수로서도 7곡을 녹음하고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1949년 단편 영화로 데뷔하여 2017년 공식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68년 동안 배우, 가수, 영화감독,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알랭 들롱은 현재, 1999년 스위스 시민권을 취득한 후 이주하여 제네바에 거주하고 있으며, 본인의 브랜드를 관리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II. Alain Delon의 작품들
알랭 들롱의 대표작들 영화와 음악을 몇 개 소개합니다.
영화 '태양은 가득히 Plein Soleil' OST (1960)
영화 '태양은 가득히'의 주제곡입니다. 영화음악은 거장 'Nino Rota 니노 로타'가 만들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알랭 들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입니다.
Alain Delon – Filmography 1949 – 2019
1949년부터 2019년까지 알랭 들롱이 출연한 작품을 모아 만든 영상이 있어 링크하였습니다. 약 20분 정도의 분량입니다.
Dalida, Alain Delon – Paroles, paroles (1973)
이집트 출신의 가수 'Dalida 달리다 '와는 1960년대 중반 짧게 사귀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1955년 파리에서 처음 만난 이후 샹젤리제의 같은 건물의 이웃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크게 히트한 노래로, 달리다의 대표곡이자 프랑스 샹송의 고전 중 하나이며, 역사상 가장 인지도가 높은 프랑스 노래 중 하나입니다. 알랭 들롱의 내레이션이 참 매력적인 곡입니다.
ALAIN DELON – JE N'AIME QUE TOI (2019)
2019년 4월 83세의 나이로 새롭게 발매한 싱글입니다. 'Rick Allison 릭 앨리슨'이 곡을 만들고 'Julia Paris 줄리아 패리스'가 가사를 쓴 곡으로, 알랭 들롱의 원숙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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