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음악의 기원. 블루스(Blues)라는 음악장르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이들에게 블루스는 저 옛날 나이트클럽의 블루스 타임에서 흘러나오는 끈적한 춤곡이나, 게리 무어나 에릭 클랩턴 그리고 로이 부캐넌의 우울한 기타 선율을 떠올리게 할 겁니다.

하지만 현대의 팝 음악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루는 흑인 음악의 기원을 따라가 보면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블루스입니다.

오늘은 음악 장르로서의 블루스의 이모저모를 찾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출처: udiscovermusic.com / The Blues by Richard Havers
The Blues by Richard Havers Book Cover (출처: udiscovermusic.com)

 

I. All About Blues

1. 블루스의 기원

블루스는 1860년대 경 미국 남부에서 시작된 음악 장르로서 아프리카 미국인들의 노동요와 영가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18세기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음악적 특성이 미국의 당시 음악과 혼합되면서 흑인 영가와 가스펠이 탄생하였는데, 이 흑인들이 영가나 가스펠을 노래하고 연주하던 것이 초기 블루스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즈, R&B, 로큰롤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블루스의 형식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나타냅니다.

  • 12마디 형식의 블루스 스케일과 코드 진행
  • 블루 노트(3도, 5도 또는 7도음을 반음 내린 것)의 사용
  • 블루 노트를 사용한 코드 인 블루스 코드 사용 (세븐스 코드, 마이너 세븐스 코드, 디미니쉬 코드 등)
  • 블루스 셔플 또는 워킹 베이스의 리듬
  • 흔히들 그루브라고 알려져 있는 반복 효과

블루스의 첫 등장은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 이후 1860년대와 1890년대 사이 미국 남동부의 흑인들이 운영하던 주점인 'Juke Joint 주크 조인트'와 함께 합니다. 주크 조인트는 주크 하우스라고도 불렀는데 백인 농장주가 흑인 노예들이 일과 후에 휴식을 할 수 있도록 농장 안에 지어준 커뮤니티 룸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해방 후 흑인들은 힘든 일과를 마치고 음악을 듣고 춤을 추거나 도박을 하기 위해 주크 하우스에 모였고, 주크 하우스는 블루스가 연주되고 발전하는 터전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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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Blues 블루스'의 어원

블루스라는 명칭은 처음 블루스가 등장했을 때 우울한 가사가 많은 슬픈 노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슬픈 것이 블루스가 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1789년 공연된 'Blue Devil 블루 데빌'이라는 'George Colman 조지 콜먼'의 단막극 제목에서 따온 것입니다.

극의 제목으로 사용된 '블루 데빌'은 1600년대 영국에서 행해졌던 '심한 알코올 금단 현상을 동반할 수 있는 강렬한 시각적 환각'에 대한 처방에서 유래한 것인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표현은 악마에 대한 언급은 사라지고, 동요 또는 우울한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었습니다.

또 다른 블루스의 어원으로는 블루스 스케일에 여러 개의 블루 노트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블루스라는 말이 생겼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초기 블루스의 가사는 대부분 네 번 반복되는 한 줄 가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잃어버린 사랑, 정부 권력의 잔인함, 백인의 억압, 힘겨운 생활 등 가혹한 현실세계의 비애를 표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간혹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겪는 사회 문제를 비꼬거나 고발하는 내용도 있었으며, 전후에는 퇴폐적이고 외설적인 가사도 가끔 등장합니다.

 

3. 블루스의 역사

18세기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등으로 억압받던 흑인들에 의해 생겨났고 많이 불린 음악이라 당시 흑인들의 높은 문맹률로 인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최초로 기록된 블루스 악보는 1908년 뉴올리언스 음악가 'Antonio Maggio 안토니오 마지오'의 'I Got the Blues'입니다.

I Got the Blues by Anthony Maggio (1908)

 

1910년대 미국의 악보 출판 산업은 엄청난 양의 'Rag-time 래그타임' 음악을 만들어 냈으며, 그중에는 세 곡의 블루스 인기곡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H. Franklin "Baby" Seals'의 'Baby Seals' Blues', 'Hart Wand'의 'Dallas Blues', 그리고 'WC Handy'의 'The Memphis Blues'입니다.

 

Baby Seals Blues by Baby F. Seals (1912, Blues piano)

 

Dallas Blues by Hart Wand (1912, Blues piano)

 

The Memphis Blues by William Christopher Handy (1912, Blues piano)

이 세곡은 큰 인기를 얻으면 블루스를 대중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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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들어 블루스는 흑인 음악과 미국 대중음악의 주요 요소가 되었으며, WC Handy와 같이 정식 음악교육을 받은 작곡가·편곡가들의 노력과 여성 보컬리스트 등을 통해 백인들에게도 전파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음반 산업의 발달과 함께 이들 여성 보컬리스트의 음반은 높은 판매고를 올리게 됩니다.

모든 음악 장르가 그렇듯 블루스도 기존의 음악 장르와 교류하고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였습니다.

 

1920년대에는 컨트리 음악과 결합하여 컨트리 블루스가 생겨났고, 1920년대와 30년대에 테네시 주의 멤피스에서는 멤피스 블루스 스타일이라는 활기찬 음악으로 발전하기도 하였습니다.

 

1940년대 초반에는 멤피스 블루스 연주자들이 시카고로 이주하면서 어반 블루스로 발전하게 되는데 비슷한 시기 캔자스시티에서는 백 밴드 블루스라는 또 다른 형식으로 발전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1950년대 들어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대규모의 인구 이동과 사회 변화 속에서 '리듬 앤 블루스'라는 새로운 흐름으로 진화하기까지 블루스는 수많은 지역에서 변화와 융합을 거듭하며 발전해 온 것입니다.

 

1960년대 초반까지 로큰롤, 소울 등 흑인 음악의 영향을 받은 음악 장르는 대중음악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블루스는 1960년대 미국을 벗어나 유럽으로 진출하기 시작했고, BB King은 '블루스의 왕 King of the Blues'이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 들어 흑인들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블루스를 연주하는 백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시카고에 기반을 둔 Paul Butterfield Blues Band와 영국의 Animals, Fleetwood Mac, the Yardbirds, Rory Gallagher, 그리고 에릭 클랩턴이 보컬과 기타로 활동했던 Cream 등을 시작으로 많은 영국과 미국의 백인 블루스 연주자들이 등장하면서 흑인 블루스와는 차이나는 색다른 장르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블루스는 현재까지 북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전역에서 매년 60개가 넘는 블루스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을 정도로 주요한 음악 장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II. Blues 명곡들

블루스의 명곡들을 몇 곡 골라 링크하였습니다.

Nina Simone – Nobody Knows You When You're Down and Out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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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Brown – The Things That I Used To Do (1964)

 

The Rolling Stones – Little Red Rooster (1964)

 

B. B. King – The Thrill Is Gone (Live at Montreux 1993)

 

Jimi Hendrix – Hey Joe (1967)

 

Roy Buchanan – Hey Joe (1973)

지미 핸드릭스가 1967년 발표한 곡을 로이 부캐넌이 1973년 연주하였습니다.

 

ZZ Top – Hey Joe (2001)

지미 핸드릭스가 1967년 발표한 곡을 2001년 ZZ TOP이 다시 연주한 곡입니다.

 

※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