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ffair, 신파나 클리셰가 아닌 로맨스

Love Affair Poster

 

'Love Affair 러브 어페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연애'라고 하는 직관적인 제목의 이 영화는 따지고 보면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서 또 다른 사랑에 빠지게 되고 오해로 연락이 끊어졌다가 오랜 시간 후에 또다시 우연한 계기로 다시 만나 행복하게 된다는 꽤 뻔한 내용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1939년 'Charles Boyer찰스 보이어'와 'Irene Dunne 아이린 던'이 주연한 영화가 원작이었고, 18년이 지난 1957년 원작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Leo McCarey 레오 맥캐리'가 다시 한번 'Cary Grant 캐리 그란트'와 'Deborah Kerr 데보라 커'를 남녀 주인공으로 세우고 리메이크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으로 1994년 'Glenn Gordon Caron 글렌 고든 캐론'이 감독하고 'Warren Beatty 워렌 비티'와 'Annette Bening 아네트 베닝'이 주연한 작품이 있습니다.

오늘은 Sleepless in Seattl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맥 라이언'이 대성통곡을 하며 보던 그 영화, 'Love Affair 러브 어페어'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I. Love Affair – 1939

Love Affair 1939
Love Affair 1939

감독 'Leo McCarey 레오 맥캐리'와 작가 'Mildred Cram 밀드레드 크램'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각색하여 만든 흑백영화입니다.

대서양을 건너는 여객선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두 주인공으로는 '찰스 보이어'와 '아이린 던'이 출연하였습니다.

총 86만 달러의 제작비로 18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달성하여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이며, 많은 평론가와 언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프랑스의 플레이보이 화가 미셀과 미국 가수 테리는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가는 여객선에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두 사람은 각자 약혼자가 있는 몸이었지만 함께하기로 약속하면서 6개월 후 새해 첫날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전망대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6개월간 두 사람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다 하고 마침내 새해 아침에 각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향하게 됩니다.

급하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달려가는 테리는 건물 바로 앞에서 길을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불구의 몸이 됩니다. 차마 자신의 몸 상태를 알릴 수 없었던 테리는 그대로 연락을 끊어버리고 미셀은 전망대에서 폐장시간까지 기다리다 돌아가게 되고 버림받았다 믿게 됩니다. 다시 6개월이 지나고 우연히 두 사람은 만나지만 테리는 여전히 장애를 숨기며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됩니다. 얼마 후 우연히 그날의 진실과 테리의 진심을 알게 된 미셀은 테리를 찾아가게 되고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합니다.

추천글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곽재식) : 조선시대 등장한 괴물의 기록

…라는 지금 보면 참 클리셰 가득하고 다음 이야기가 뻔히 예상되는 스토리이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애절한 스토리였습니다.

이 영화는 1939년 제1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여우 조연상, 각본상, 주제가상, 최우수 프로덕션 디자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수상하지는 못했습니다.

 

 

II. An Affair to Remember – 1957

An Affair to Remember 1957
An Affair to Remember 1957

1939년작의 감독인 레오 맥캐리가 원작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로 주연배우를 교체하여 작업한 영화입니다. 1939년작이 흑백인 반면 57년작은 컬러영화이고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 '미셀'에서 '니키'로 바뀌었습니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은 똑같이 '테리 맥케이'입니다.

'캐리 그란트'와 '데보라 커'가 남녀 주인공으로 출연하였고 201만 달러의 제작비로 북미 박스오피스 385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대중이 보여준 훌륭한 흥행성적과는 별개로 리메이크 버전이다보니 평론가들의 평가는 박한 편이었습니다.

현재에도 로튼토마토 평가에 따르면 관객 평가는 2,500명 이상의 평가로 87%에 이르는 반면 전문가 평점은 31명의 리뷰로 64%에 불과합니다. 참고로 1939년 원작의 로튼토마토 평점은 관객 평가 70%, 전문가 평가 91%에 이릅니다.

'Sleepless in Seattle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맥 라이언'이 대성통곡을 하면서 보던 영화가 바로 1957년판 러브 어페어입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엔딩 역시 러브 어페어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모티브로 사용하였습니다.

1957년 러브 어페어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언급되고 또 '시애틀~'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1994년 러브 어페어가 다시 한번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겠습니다.

1957년 러브 어페어는 1958년 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촬영상, 최우수 의상 디자인상, 주제가상, 베스트 오리지널 스코어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수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최우수 주제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동명의 노래 'An Affair to Remember'는 'Nat King Cole'이 나중에 부른 버전이 참 좋습니다. 아래에 링크를 넣어두었습니다.

 

 

III. Love Affair – 1994

 

Love Affair 1994
Love Affair 1994

1939년 버전과 1957년 버전에서 화가로 묘사되었던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전직 미식축구 선수로 바뀌었고, 대서양 횡단 여객선에서 사랑에 빠지는 배경이 시드니행 비행기로 바뀌었습니다. 비상착륙으로 섬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설정입니다.

추천글   존 덴버(John Denver)의 인생과 노래 : Fly Away, Sunshine on my Shoulder, Take me Home country roads, Annie's Song

실제 커플인 '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의 미모와 연기, 그리고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이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참 절절하게 표현해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시기적 배경에 맞추어 설정상 약간의 변형은 있었지만 이야기 상의 큰 변화는 없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방문하는 Moorea 섬의 아름다운 자연이나 '엔니오 모리코네'의 피아노 솔로와 같은 감성적인 음악이 영화 전체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아련함을 느끼게 해주는 감각적인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워렌 비티'가 연기하는 남자 주인공 '마이크 갬브릴'과 '아네트 베닝'이 연기하는 '테리 맥케이'가 마이크의 숙모(지니)를 만나서 찾아가는 폴리네시아의 아름다운 섬, 'Moorea 모레아 섬'에서의 장면은 언제 보아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캐서린 햅번'이 출연하여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곡이 영화의 가장 유명한 테마곡 Piano Solo입니다. 캐서린 햅번의 생애 마지막 영화 출연 작품이 된 이 씬에서의 아름다운 피아노 솔로 연주와 '아네트 베닝'의 허밍, 그리고 그 두 사람을 바라보는 '워렌 비티'의 그윽한 눈빛이 참 조화롭고, 평화로우면서도 가슴 설레는,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입니다.

6천만 달러의 제작비로 1천 8백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성적을 거둔, 흥행에는 실패한 작품이며, 로튼토마토 평점도 관객 평점 68%로 평이한 평가, 전문가 평점 28%의 혹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1938년, 1957년, 1994년 세 개의 작품을 비교해보면 1957년 작품이 가장 흥행에서도, 전문가 평가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1939년판 Love Affair와 1957년작인 An Affair to Remember는 유튜브에 1부와 2부로 나뉘어 자막판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찾아보시기를 추천합니다.

 

57년판의 주제가를 Nat King Cole이 커버한 영상과 94년 피아노 솔로 영상 그리고 테마곡을 링크하였습니다.

 

사랑은 참 아름답습니다. 어찌 되었든 참 아름다운 감정입니다.

 

Love Affair – Piano Solo

 

Love Affair – Suite (Ennio Morricone)

 

추천글   똥의 인문학 - 생태와 순환의 감각을 깨우다

An Affair to Remember – Nat King Cole (1957년작 주제가 커버 버전)

 

 

 

※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