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Five • 잠깐만 쉬자 : 플래티넘이 된 실험작의 주역들(데이브 브루벡 쿼텟)

재즈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소절만 듣고도 '아~'하고 감탄사를 뱉게 되는 연주곡 'Take Five'는 1959년 아주 실험적인 콘셉트의 음반에 포함된 곡입니다.
'8분의 9박자', '4분의 6박자'에 '4분의 5박자' 곡도 들어있는 'Time Out'이라는 제목의 이 앨범은 빌보드 앨범 차트 2위에 오르면서 플래티넘을 기록하게 됩니다.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Take Five와 지금까지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재즈 음반을 만들어낸 주역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폴 데스몬드 Paul Desmond'와 '데이브 브루벡 Dave Brubeck Quartet'의 이야기입니다.

 

Take Five and Dave Brubeck Quartet
Paul Desmond & Dave Brubeck Quartet

 

I. 폴 데스몬드 · Paul Desmond

Paul Desmond (Take Five의 작곡가)
Paul Desmond

Take Five를 작곡한 사람은 데이브 브루벡 쿼텟에서 알토 색소폰을 연주하던 '폴 데스몬드 Paul Desmond'입니다.

폴은 192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으며, 재즈 알토 색소폰 연주자이며 작곡가로 1944년 군 복무 중에 데이브 브루벡과 만나 그때부터 서로의 재능에 매혹당하고 함께 음악생활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폴 데스몬드의 할아버지는 오스트리아에서 뉴욕으로 이민 온 의사였고, 아버지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다고 합니다.

폴은 12살 때부터 클라리넷을 배웠고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시절 알토 색소폰을 시작하기 전까지 클라리넷만 연주했었습니다.
대학시절 레스터 영과 찰리 파커의 연주에 영향을 받고 알토 색소폰을 시작하였고, 1951년 데이브 브루벡 쿼텟을 결성하고 1977년까지 함께 활동하였습니다. 폴은 쿼텟 활동 외에도 다수의 연주자, 밴드들과 함께 무대에 서며 음반 작업도 같이 하였습니다.

데스몬드는 잭 케루악과 같은 그 시대의 사상가들의 작품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LSD, 앰페타민, 코카인 등의 마약을 꾸준히 즐겼으며, 술·담배도 중독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1977년 2월 데이브 브루벡과 뉴욕에서 함께 공연을 한 폴은 같은 해 '오랜 흡연으로 인한 폐암'을 진단받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죽은 후 테이크 파이브의 모든 수익금을 적십자사에 기부할 것'을 명시하는 유언장을 작성하였습니다.

추천글   호기심(Curiosity)의 정의, 어원, 호기심에 관한 명언, 속담, 노래 등

폴 데스몬드는 1977년 5월 30일 폐암으로 사망하였습니다.

 

 

II. 데이브 브루벡 · Dave Brubeck

Dave Brubeck (Take Five)
Dave Brubeck

'데이브 워렌 부르벡 Dave Warren Brubeck'은 1920년 캘리포니아 콩고르에서 태어난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쿨 재즈의 선두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사람입니다.

목장주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으나 원래는 음악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합니다.

형들을 따라 어머니에게 음악을 배우긴 했지만 악보를 바로 읽을 수 없었던 그는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을 생각으로 캘리포니아의 '퍼시픽 유니버시티'에 수의학 전공으로 입학하였으나 동물학 교수의 권유로 음악으로 전공을 바꾸게 됩니다.

악보를 바로 읽지 못한다는 것이 알려져 퇴학의 위기에 이르지만 곡을 쓰는 능력이 탁월했던 브루벡은 다른 사람에게 피아노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졸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군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자원하여 활동하다가 폴 데스몬드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전역 후 대학원에서도 클래식을 전공하지만 졸업 후 재즈 밴드를 결성하여 재즈 연주자로 활동을 하게 됩니다.

Dave Brubeck Official Homepage

1951년 폴 데스몬드와 함께 데이브 브루벡 쿼텟을 결성하고 1977년까지 함께 활동하였고, 폴 데스몬드가 사망한 후에도 쿼텟의 멤버는 꾸준히 교체되면서 밴드는 그대로 2012년 데이브가 사망할 때까지 유지가 됩니다.

데이브 브루벡은 2012년 12월 5일 코네티컷주 노워크에서 92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하였습니다.

그는 뉴욕 로체스터의 명문 이스트먼 음악학교의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9년 케네디 센터 아너스, 버클리 음대의 명예 음악 박사 학위, 조지 워싱턴 대학의 명예 음악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또한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서 마일즈 데이비스 상을 수상하고 캘리포니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습니다.

 

추천글   서울의 예수 by 정호승 : 여전히 아프고 슬픈 서울, 그리고 대한민국

 

III. Take Five

Take Five Music Sheet
Take Five 악보

 

1951년 데이브 브루벡과 폴 데스몬드는 4인조 쿼텟을 결성하기로 합의하고 이에 따른 세부적인 조항을 설정하는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데이브 브루벡 쿼텟'은 탄생하게 됩니다.

데이브 브루벡은 1948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114개의 음반을 발표했는데 폴과 데이브가 함께 한 음반이 50개나 됩니다.

Take Five는 1959년 녹음된 데이브 브루벡 쿼텟의 앨범 'Time Out'의 세 번째 트랙의 곡입니다.

이 Time Out이라는 앨범이 무척 새로운 콘셉트의 음반이었습니다.
4분의 4박자가 대부분인 재즈 음악계에서 데이브는 4분의 6박자, 8분의 9박자, 4분의 3박자 등 다양한 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곡을 작업하였고, 마지막으로 한 곡을 추가하기로 결정하고 폴 데스몬드에게 맡기게 됩니다.

폴은 곡의 진행에 핵심이 될 두 가지 주요 아이디어를 생각해왔고,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하나의 심플한 리듬 패턴 프레이즈 위에 마이너 키로 된 멜로디를 진행하는 것.
  2. 화성을 바꿔가며 메이저 키로 된 패턴을 진행하는 것.

데이브는 그 두 가지를 녹여 넣어 우리가 익히 아는 유명한 프레이즈 위에서 멜로디를 진행시키는 패턴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워낙 생소한 리듬의 노래이다 보니 녹음도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1959년 6월 25일 첫 번째 녹음에서는 40분 동안 스무 번이 넘는 재녹음을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고, 며칠 후 7월 1일 녹음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폴은 이 곡이 워낙 실험적이라 성공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는데, 당시 사려고 했던 전기면도기를 준다면 저작권을 넘길 거라는 농담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1959년 9월 21일 발표된 'Take Five'의 싱글은 1961년 5월 라디오에서 송출되고 주크박스용으로 재발매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합니다. 그해 10월 9일 빌보드 핫 100에서 25위에 올랐으며, 10월 23일에는 빌보드 이지리스닝 차트 5위, 11월 16일에는 UK레코드 리테일러 차트 6위에 오르고,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1967년 12월, 2백만 장에 도달하면서 백만 장을 넘은 최초의 재즈 싱글곡이 되었습니다.

추천글   단어로 읽는 5분 세계사 시리즈 : 생활 언어와 사물의 어원 모음

Secondhandsong.com을 기준으로 Take Five는 현재까지 331개의 커버 버전이 만들어졌습니다.

아래에 원곡과 함께 꽤 괜찮은 커버곡을 몇 곡 링크하였습니다.

 

 

IV. the Take Fives

Paul Desmond & Dave Brubeck Quartet – Take Five (1966 Live in Germany)

폴 데스몬드와 데이브 브루벡이 함께 공연하는 라이브 영상입니다.

 

Al Jarreau – Take Five (1976)

재즈 보컬리스트 알 자로우가 그래미에서 최우수 재즈 보컬 퍼포먼스 상을 수상한 앨범 'Look to the Rainbow'에 수록된 곡의 라이브 영상입니다. 알 자로우의 독보적인 스캣 실력이 잘 드러나는 보컬 버전입니다.

 

George Benson – Take Five (1996)

미국의 재즈 기타리스트 조지 벤슨이 연주한 기타 버전입니다. 라이브 영상도 있긴 한데 곡의 상태는 아무래도 audio 버전이 더 나아 이 영상으로 링크하였습니다.

 

XL – Take 5 (Radio Version, 2010)

뉴욕 출신의 음악 프로듀서 '에릭 뉴커트 싱글턴 Eric Newkirt Singleton'이 XL이라는 활동명으로 발표한 힙합 스타일의 곡이 여러 개 있습니다. Take 5, Take 5 (Radio Ver.), Take 5 (Kool Summer Mix)의 세 가지 버전 중에 여기서는 라디오 버전을 링크하였습니다. 다른 곡도 찾아들어볼 만합니다.

 

Eliane Elias – Take Five (Vocalise Version. 2011)

브라질의 재즈 싱어 '엘리안 일라이어스'가 2011년 발표한 스캣 버전입니다. 색다른 느낌이 꽤 괜찮습니다.

 

Jazzkantine – Take Five (2016)

독일의 연주그룹 재즈칸타인의 빅밴드 스타일의 곡과 힙합 스타일의 곡 두 개를 링크합니다.

 

 

※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