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덕수 포스터북_나는 이렇게 쓰였다. 북한 선전화의 유쾌한 비틀기

리덕수_포스터북 나는 이렇게 쓰였다 표지3

 

I. 책의 정보

  • 나는 이렇게 쓰였다 / 리덕수_포스터북
  • 지은이 : 리덕수
  • 출판 : 알마, 2021년 10월 11일 발행
  • 분량 : 192쪽

 

도서관 신간 코너에 특이한 판형의 그림책이 있어 꺼내보았습니다.
리덕수라는 작가의 포스터북으로 실제 북한의 선전화를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과정을 거쳐 포스터 형식으로 만든 책입니다.

어릴 적 우리는 원색 위주의 뚜렷한 이미지와 큼지막한 선전문구로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하는 형태를 포스터의 기본이라 배웠고 그려왔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그림은 민트, 개나리, 핑크 계열의 파스텔톤 몇 개의 색으로 선정성을 억제한 그림에, 원래의 선전화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미지를 희화화하는 문구를 북한 선전문구의 어투로 집어넣어 비틀어낸 아방가르드한 작품집입니다.

리덕수라는 사람과 포스터북 '나는 이렇게 쓰였다'를 소개합니다.

 

 

II. 포스터북 – 나는 이렇게 쓰였다.

이 책은 독특한 판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로 18cm, 세로 34cm 크기의 양장본이며, 사용된 종이도 꽤 두꺼운 100g 이상의 스케치북 종이 같습니다.

이 책은 아래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서문 – 북한 선전화와 남한의 아방가르드가 만나다 / 장은수

서문을 쓴 장은수 님은 민음사 대표이사를 역임한 출판평론가입니다. 현재 편집 문화 실험실 대표로 있으며 주로 읽기, 쓰기, 출판과 미디어에 대한 저작과 번역일을 하고 있습니다.

 

2. 포스터북

모두 60점의 포스터가 한 장에 하나씩 배치되어 있습니다.

몇 개를 골라 아래에 올려봅니다.

리덕수_포스터북 샘플포스터 6개-min
리덕수 포스터북 샘플 포스터 6개

3. 소설 : 필로우 북 _ 리덕수 약전 / 고영범

다큐멘터리와 광고, 단편영화 작가였다가 지금은 번역과 글쓰기를 주로 하고 있는 고영범 작가가 리덕수라는 인물을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유럽을 여행하며 나눈 이야기들 그리고 몇 번의 인연들을 소설의 형식으로 써놓은 글입니다. 사실인지 허구인지조차 모르는 이 글이 또 꽤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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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 / 서윤후

반영원, 실안개 때로는 죽여주는 것, 오렌지 산책과 레몬 비, 밤 그늘 속에 앉아 있으면 나는 무엇으로 보이나요, 나는 이렇게 쓰였다. 의 총 다섯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서윤후 시인은 2009년 '현대시'로 등단한 시인으로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출간한 1990년생 젊은 시인입니다.

 

5. 포스터 : 나는 이렇게 쓰였다.

 

6. 비평 :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상상을 꿈꾼다 / 정연심

마지막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정연심 교수의 평론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III. 리덕수 Redux

작가 리덕수는 '남한의 북한 선전화가'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책에 작가 소개에는 '냉전의 무대, 분단의 희생자, 실향 2세대로 남북한의 공존을 상상하며 활동 중'이라는 설명만 있으며, 여기저기 구글링을 해봐도 정보가 잡히질 않는 얼굴 없는 작가입니다.

2022년 3월 25일부터 두 달간 개최된 DMZ사람들 전시회 포스터에 Redux라는 영문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실향 2세대이므로 북한과 영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탈북민도 아닙니다.

 

IV. 포스터를 보고 나면

이 책의 포스터들은 얼핏 보면 파스텔 핑크, 블루, 옐로 3색과 각진 포스터 문구의 폰트로 촌스럽다는 느낌을 먼저 받게 됩니다. 그러나 촌스럽게만 보이던 그림과 문구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두 개체가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생각을 하게 되는 작품도 많습니다.

60점의 포스터를 하나하나 생각하며 보노라면 과연 작가가 이 포스터들을 통해 풍자하는 세계는 어디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고립으로 인한 간난 극복을 독려하기 위한 선전화에 경쟁과 성과주의로 점철된 자본주의 대한민국 일상의 문구를 덧씌워 남과 북이 다르지 않음을, 공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신간 코너를 확인하시고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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