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이어 검단 안단테, 순살 자이 등 아파트 붕괴에 대한 우려가 연일 지면을 덮고 있습니다.
오늘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아파트 붕괴 사안에서 많이 거론되는 단어인 '무량판 구조 아파트'라는 것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각 아파트들이 어떤 구조로 건축되었는지, 무량판 구조 아파트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살펴보겠습니다.
I. 문제의 발단
최근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2023년 4월 29일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상부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며 부터입니다. 이 사고로 지하주차장 2개층 지붕 구조물 총 970m²가 파손되었고, 이후 GS건설은 공정률 70% 수준인 인천 검단 아파트 17개동 1666세대의 전면 재시공을 결정했습니다. 여기에만 소요되는 비용이 약 1조원대로 추산되고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이 무량판으로 건축되었다고 해서 건축 방식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으며, 정부에서는 무량판으로 건축 된 곳들을 전수조사 하였는데 조사한 현장 15개소 중에서 6개 현장에서 부실공사가 발견되어 해당 아파트에 보수작업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무랑판 구조 아파트가 최근 몇년 사이에 시작된 공법도 아니고 새삼스럽게 문제 삼고 있는 것은 논점을 흐리기 위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파트를 비롯한 건축물의 건축구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아파트 건축구조의 종류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 더불어 현재 건축된 아파트가 어떤 구조로 건축되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II. 아파트 건축구조의 종류
아파트 건축구조에서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무량판 구조는 바닥구조 방식의 하나입니다.
아파트 바닥구조에는 ①벽식 구조, ②기둥식 구조, ③무량판 구조의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각 방식을 빠르게 설명해 주는 그림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천장을 받치는 방식에 따라 바닥구조는 모두 3가지로 분류됩니다. 한 가지씩 세부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벽식 구조
- 구조
- 벽식구조는 전통적인 아파트 건축구조입니다. 80년대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
- 벽식 구조는 기둥이나 들보 등 골조 없이 벽이 천장을 받치는 구조입니다.
- 벽이 하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건설 후 구조를 바꾸는 것이 어렵습니다.
- 장점
- 구조물 전체의 강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마감공사가 다소 간단하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공사기간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지을 수 있습니다.
- 같은 대지에 더 많은 세대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단점
- 아파트 층간 바닥을 구성하는 콘크리츠 층인 '슬라브'가 얇아 층간 소음에 취약합니다.
- 지진에 취약하고 벽체에 매립된 노후된 배관, 배선 등의 보수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들이 대부분이지만 '내력벽 철거' 없이 수직 증축이 불가능한 구조이므로 리모델링도 어렵습니다. 이 구조의 아파트들은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서는 '내력벽 철거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2. 기둥식 구조
- 구조
- 90년대 이후 주상복합아파트에 주로 적용된 건축구조입니다.
- 기둥식 구조는 '테두리, 틀'이라는 독일어에서 따와 '라멘구조'라고도 합니다. 수평 기둥인 '보'가 천장을 받치고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입니다.
- 시공의 편의성으로 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업무용 빌딩 등과 같은 고층 및 초고층 건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장점
- 벽이 하중을 지탱하지 않아 벽을 부수고 인테리어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등 융통성 있는 공간활용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 상하부층 소음이 벽을 타고 전달되지 않고 층과 층 사이에 있는 보가 완충 역할을 하기때문에 층간 소음 방지에 유리합니다.
- 보가 설치된 만큼 높아진 층고는 환기에 유리하고, 실내가 넓어보이는 개방감을 줄 수 있습니다.
- 노후된 배관 등 설비교체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 아파트 건축구조 방식 중에서 가장 내구도가 높은 방식입니다. (내구도 : 벽식 < 무량판 < 기둥식)
- 단점
- 집안 공간이 얇은 벽으로 나뉘어져 방과 방사이의 소음에 취약합니다.
- 보가 설치된 공간만큼의 층고가 높아지기 때문에 벽식 구조보다 공사비가 늘어납니다.
- 층고가 높아 상대적으로 세대수가 적습니다.
3. 무량판 구조
- 구조
- 2017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에서만 사용되는 공법입니다. 따라서 2017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해당 구조가 없으므로 따로 알아볼 필요가 없습니다.
- 내력벽이나 보가 없이 몇 개의 철근으로 여러겹 감싼 기둥이 천장 슬라브를 받치고 있는 구조입니다.
- 우리나라와 지역적 조건이 비슷한 미국 동부 지역의 아파트, 병원, 사무실 등 다양한 건물에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 장점
- 기둥식과 같이 내력벽이 없으므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추후 리모델링도 쉽습니다.
- 거푸집 공사가 간단해 시공이 쉽고 층고를 높게 하지 않아되므로 기둥식에 비해 건축기간도 짧고 건축비가 적게듭니다.
- 보를 사용하지 않아 내부 공간 이용의 효율성이 높고, 벽식 구조에 비해 슬라브를 두껍게 구성해 층간소음에 유리합니다.
- 무량판 골조가 탄성 범위에서 설계할 경우 지진에 대해서도 안전합니다.
- 즉, 벽식과 기둥식의 장점을 골고루 가지고 있습니다.
- 단점
- 슬라브가 보 역할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두꺼운 슬라브가 필요합니다.
- 기둥의 개수가 기둥식 구조에 비해 많아야 하고, 고층건물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 실내에 굵은 기둥이 튀어나온다는 단점과 함께 벽이 내력벽이 아니기 때문에 벽간 소음이 발생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 보가 존재하지 않아 수평하중에 취약한 편이고 여러 층이 순차적으로 연쇄붕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 등지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방식입니다.
결론적으로 3가지 방식 중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기둥식이고, 기둥식이 가장 내구도가 뛰어나고 층간 소음에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말입니다.
벽간 소음에 다소 취약하고 공사기간이 길고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는 걸 보면, 역시 비싼게 좋은건가봅니다.
III. 무량판 구조 아파트 확인 방법
1. 건축물 정보 확인 방법
아파트 건축구조에 따라 건축물 정보에 표시되는 '구조' 항목의 표현이 달라집니다.
건축물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부 '부동산정보 통합 열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먼저 위의 '부동산정보 통합 열람'사이트로 들어가서 아래 그림과 같이 ① 지역에서 내가 알아볼 아파트가 있는 지역을 선택합니다.
두번째로 ②번 위치에 내가 알아볼 아파트의 지번이나 도로명 주소를 입력하여 세부정보를 검색합니다.
③번 위치에 전체 단지의 내용이 리스트 되면 내가 살고있는 또는 알아볼 아파트의 동수를 클릭하면 화면 아래쪽에 해당 동의 세부 정보가 노출됩니다.
마지막으로 해당 페이지를 아래로 내리면 '층별현황'에 '구조' 부분에 해당 동의 건축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 '철근콘크리트조'라고 되어 있는 것은 벽식구조입니다.
- 철근콘크리트 구조 = 벽식구조
-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 = 기둥식 구조 또는 무량판 구조
2. 평면도 확인 방법
위의 건축물정보 확인 방법이 번거롭다면 간단히 네이버 부동산에 노출된 평면도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네이버 부동산에서 아파트명을 검색하고 단지정보를 선택하면 각 평형별 평면도를 볼 수 있습니다.
해당 평면도에 기둥이 어떤식으로 표시되어 있는지로 구조를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각 건축구조에 따라 평면도에 '보'가 표시되는 형태가 다릅니다.
1) 벽식 구조 아파트 평면도
먼저 벽식 구조의 경우 당연히 보나 기둥이 없으므로 내력벽만 표시가 됩니다.
2) 기둥식 구조 아파트 평면도
두번째로 기둥식 구조의 경우 기둥이 표시됩니다.
평면두 군데군데에 X자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기둥입니다.
3) 무량판 구조 아파트 평면도
마지막으로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경우 벽면 주변에 회색의 음영이 군데군데 노출되어 있습니다.
무량판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는 방식은 아닙니다.
무량판 구조는 위에서 알아보았다시피 벽식 구조와 기둥식 구조의 장점을 고루 흡수한 매우 우수한 건축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시공 과정에서 정확하고 엄격한 기준에 맞춰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 두 방식의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결국 현재 무량판 구조 신축 아파트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시공과 감리 과정에서 분명히 날림공사나 비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293개 단지가 무량판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중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고, 188개 단지는 입주를 마친 상태입니다.
전체 단지에 대한 꼼꼼한 점검과 보완을 통해 추가적인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