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과 음악,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 이야기

시위 현장에서 많이 부르는 민중가요는 현장의 학생·시민·노동자의 사기를 북돋우고 더욱 단단한 결속을 다지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스포츠 경기의 응원가, 군인의 군가, 그리고 농부의 노동요 같은 역할을 하는 이 노래와 음악은 혁명의 시기에는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오랜 역사에 걸쳐 전 세계 수많은 혁명의 현장에서 혁명가로 불리던 노래들이 있습니다.
시대와 혁명을 이해하고 혁명군의 희망과 이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음악들을 잘 정리해준 책이 있어 추천합니다.
현장에서 목 놓아 부르던 노래도 있고, 혁명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음악 작품도 있으며, 혁명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의 작품도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세계의 혁명 이야기 책 표지

I. 책의 개요

  • 제목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세계의 혁명 이야기
  • 부제 : 유럽에서 중남미·아시아를 거쳐 빛고을 광주에 이르기까지
  • 저자 : 조광환
  • 출판 : 살림터, 2016년 10월 26일 초판 발행
  • 분량 : 285쪽

 

이 책은 프랑스혁명부터 필리핀 민주화 운동까지 세계 전역의 주요 10개 혁명과 그 혁명의 시기에 많이 불렸던 노래나 혁명의 정신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노래들을 소개해주는 구성입니다.

하나의 혁명에 평균 25페이지를 할당하여 첫 번째 장에서 혁명의 음악을 먼저 소개하며 시작합니다. 이어 두 번째 장에서 영화·미술·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혁명의 모습을 안내하고, 마지막 세 번째 장에서 해당 혁명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저자 조광환
저자 조광환

저자 조광환은 1958년 전북 부안 출생으로 원광대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원광대 대학원 사회교육전공 역사 교육반을 졸업한 후 삼 년간 한학을 공부하였습니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정읍의 유명한 접주였던 차치구의 아들이며 일제 하 '보천교'라는 민족종교를 창시한 '차천자'의 아들이신 '차봉남' 훈장님께 수학하면서 역사를 보는 깊은 시선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신여자상업고등학교, 학산중학교에서 역사 교사를 하면서 향토사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점 더 깊게 연구하게 되었고, 2014년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을 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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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쓴 책으로는 '소통하는 우리 역사: 발로 찾아 쓴 동학농민운동',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안내', '내 고장 역사의 숨결을 찾아서' 등이 있고, '전봉준의 생애 연구', '사발통문에 대한 제고찰', '동학농민혁명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교조신원운동기 동학교단 내 사회변혁 주체세력들의 동향', '지역 활성화를 위한 문화전략', '동학농민혁명을 테마로 한 정읍의 문화관광 전략 구축 방안', '진정한 자유인 아나키스트 백정기 의사'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책의 발행시기가 2016년인데 이후 새로 발간한 책은 없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을 전공해서인지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동학농민혁명과 '녹두가'를 소개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키가 작고 야무졌기 때문에 녹두란 별명을 가졌고, 동학농민군의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이후 녹두장군으로 불렀던 전봉준 장군을 이 노래에서는 녹두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장군이 희망으로 삼은 백성을 뜻하는 녹두밭을 침탈하는 파랑새를 나무라며 녹두꽃이 떨어지길 저어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 바로 녹두가 입니다.
녹두가는 동학혁명군의 희망과 새로운 세상에 대한 간절함을 담은 동시에 혁명의 실패를 슬퍼하는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이 절절한 민중의 노래인 것입니다.

저자는 녹두가와 같은 민중의 노래 역사를 찾아 연구함으로써 그러한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인지를 찾아내고자 하였습니다.

아래에 목차에 따라 간단한 혁명과 혁명의 음악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II. 세계의 혁명 이야기

 

1. 라마르세예즈, 프랑스혁명을 노래하다 (1789~1848)

프랑스혁명은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의 습격으로부터 1848년 2월 혁명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민중혁명과 정치혁명을 말합니다.

라마르세예즈는 혁명을 와해시키려는 오스트리아·프로이센 연합군과 프랑스군과의 전쟁 중에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은 그다지 혁명적이지 않았으나, 전쟁터로 나가기 전날 송별회에서 미뢰르라는 의대생이 부르기 시작하면서 '나아가자 조국의 아이들이여!' 하는 가사가 젊은이들의 마음을 격동시키며 마르세유 시민군들의 노래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2. 라라의 테마, 러시아 혁명 속의 사랑 (1905~1917)

통상 러시아 혁명이라고 하면 1917년 2월과 10월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세계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 정권이 수립된 혁명을 가리킵니다. 1905년 농노해방령과 러일전쟁으로부터 10월 혁명까지의 기간을 통틀어 말하는 것입니다.
이 기간 동안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영화화한 '닥터 지바고'의 가장 유명한 음악 '라라의 테마'를 소개하였습니다.

 

3. 만민평등의 상징 선인장의 나라, 멕시코 혁명 (1910)

1910년 부유한 지주와 외국 기업가만을 위한 디아스 독재권력에 대항해 일어난 대규모 봉기가 바로 멕시코 혁명입니다.
'라 쿠카라차'는 이 멕시코 농민 혁명군의 지도자 판초 비야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당시 멕시코 농민들은 스스로를 바퀴벌레(cucaracha)에 비유했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가진 자들의 압제 아래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현실의 고난을 극복하고 마침내 승리하리라는 희망을 노래한 곡이 바로 라 쿠카라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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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륙의 별, 중국 신해혁명 (1911)


신해혁명은 1911년, 이홍장과 서태후가 사라진 혼란의 청나라에서 우창봉기를 시작으로 청조의 각 성들이 독립을 선언하고 미국으로부터 귀환한 쑨원을 임시 대총통으로 선출하고 '중화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되는 민주주의 혁명을 말합니다.

신해혁명에서는 '정율성'이라는 중국의 3대 현대음악가로 추앙받는 조선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아리랑'이라고 불리는 '연안송'을 비롯해 '윤탄용사', '항전 돌격 운동가', '시월 혁명 행진곡' 등 360여 곡을 작곡하였고, '팔로군 대합창'은 1988년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로 공식 채택되기도 한 말 그대로 '신중국(현 사회주의 중곡) 창건 100대 영웅'으로 인정받는 인물입니다.

 

5. 슬픈 신화의 나라, 그리스 민주화 운동 (1944~1949)


1944년 독일 패망과 2차 세계대전 종식되면서 런던으로 도망갔던 국왕과 왕당파 망명정부가 해방을 맞이한 그리스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와 함께 전쟁 기간 민족해방투쟁을 벌이던 민족해방전선과 공화파를 무장해제시키고 해산시키며 다시 왕정을 복구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에 반발해 12월 3일 1차 내전이 발생하고 1949년 내전의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를 그리스 내전이라고 합니다.

이 책의 목차에서는 '그리스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였지만 이는 다분히 미국적인 이름입니다. 내전 이후 그리스에는 친미 반공국가가 수립되었고, 좌익의 민족해방 독립 전사들은 모두 죽거나 다른 나라로 떠나버렸으며, 그리스는 결국 군사독재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아그네스 발차스는 나치에 저항하는 그리스의 젊은 레지스탕스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불렀습니다. 이 노래는 카테리니로 떠나 돌아올 줄 모르는 청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여인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6. 카리브해의 진주, 쿠바와 쿠바 혁명 (1959)


193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바티스타 군부독재 정권에 대항하여 민족주의자이자 인권변호사로 활약하던 피델 카스트로를 주축으로 한 혁명군들이 이바나에 입성하고 쿠바 혁명정부를 수립합니다. 이때가 1959년입니다.
카스트로의 혁명정부는 모든 기업에 대해 국유화를 선언하고, 친미정권인 바티스타 군부를 도와 쿠바를 수탈하던 미국은 쿠바에 대한 경제제재와 단교를 선언합니다.

관타나메라는 쿠바의 시인이자 사상가, 교수, 혁명가였던 호세 마르티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노래입니다.
호세 마르티는 1853년 쿠바의 아바나에서 태어나 스페인 식민 통치로 고통받는 현실에 맞서 쿠바혁명당을 결성하고 독립전쟁을 하던 중 전사한 영웅입니다.

 

7. 동병상련의 아픔, 칠레 민주화 운동 (1970~1989)


1970년 선거를 통해 집권한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정부가 칠레에 들어섰습니다. 사회주의 확산을 우려하던 미국의 내정 간섭과 칠레 보수파의 반발로 칠레는 혼란에 빠졌지만 칠레 민중은 아옌데 정권에 대한 열렬한 지지를 보냈습니다.
정부의 사회개혁, 기득권의 반발, 닉슨(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피노체트는 군사쿠데타를 일으키고, 군부독재는 1989년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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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민주화 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파블로 네루다'입니다. 지금도 칠레의 민중시인으로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는 네루다는 칠레 공산당원으로 활약한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상원의원이었고 독재 정권에 대응해 공산당의 대통령 후보로 추대되기도 했었으며 아옌데 정권에서는 파리 주재 칠레 대사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이 챕터에서는 네루다가 본국에서 추방당해 지중해의 작은 섬 카프리에서 생활할 때의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일 포스티노'의 주제가를 넣었습니다.

 

8. 탱고의 선율, 아르헨티나 민주화 운동 (1970~1982)

1955년 에바 페론의 사망과 1955년 군사 쿠데타로 혼란스러웠던 아르헨티나는 1973년 대선에서 페론의 비서이자 페론주의 좌익 분파에 속하는 엑토르 캄포라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1973년 6월 20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에세이사 국제공항에는 후안 페론의 사회주의 정책에 대한 기대로 부푼 350만 명의 페론주의자들이 스페인 공식 방문을 마친 엑토르 캄포라 대통령과 함께 귀국하는 페론을 환영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할 즈음, 아르헨티나 반공주의자 동맹 소속의 저격수들이 군중을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하면서 수십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하였습니다. 캄포라 대통령은 사임하고 재기를 꿈꾸던 페론은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어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고 1982년 포클랜드 전쟁으로 군부가 붕괴될 때까지 독재는 이어지게 됩니다.

이 암흑의 시기에 목숨을 위협받고, 체포와 석방을 반복하면서 군부에 맞서 민중을 위해 노래한 가수가 바로 '메르세데스 소사'입니다.
1982년 군부의 붕괴 이후 망명생활을 끝내고 조국으로 돌아온 소사의 공연에서 부른 노래가 바로 '그라시아 아 라 비타, 삶에 감사하며'입니다.

 

9. 대한민국 광주! 오월 혁명을 노래하다 (1980)


광주 민주화운동을 모르실 분은 없으실 겁니다.

광주와 관련된 노래는 무수히 많습니다.
여기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링크하였습니다.

 

10. 피플 파워의 필리핀 민주화 운동(1986)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치하의 필리핀은 민중의 인권이 가혹하게 유린당하던 시절이었습니다.

1983년 8월 21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3년간의 미국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던 야당 지도자 베니그노 아키노가 암살범의 총에 살해당하게 됩니다.
마르코스 정부는 필리핀군 참모총장인 파비안 C. 베르 장군의 단독 음모라고 발표하지만 국민들은 이를 믿지 않았습니다.
아키노의 장례식은 마르코스를 규탄하는 함성으로 뒤덮였고, 이는 필리핀 민주화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1986년 분노한 민중은 거리로 나서고, 마르코스는 미국으로 도망갔으며, 베니그노 아키노의 부인 코라손 아키노는 필리핀의 새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프레디 아길라는 '아낙'으로 국민가수의 반열에 오른 인기스타였지만 필리핀 민주화 운동 시위대의 한복판에서 노래하며 행렬을 이끌었습니다.
민중의 봉기로 쫓겨가듯 미국으로 도망간 마르코스는 하와이에서 천수를 누렸고, 이멜다는 아들 봉봉을 앞세워 2022년 필리핀 대통령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36년 만에 독재자의 아들 품에 다시 조국을 맡긴 필리핀 국민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참 궁금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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