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2025년 6월 10일(현지 시간) 진행된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부문 최우수 작품상 등 6관왕을 차지하며 브로드웨이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2060년 서울을 배경으로 퇴물이 되어 버려진 헬퍼 로봇들의 사랑과 관계를 그린 이 작품은 섬세한 음악과 서사로 국내외 관객을 사로잡았고,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오늘은 토니상 6관왕에 빛나는 한국 작품, '어쩌면 해피엔딩'의 창작자, 줄거리, 주요 배우, 주제곡, 미국 진출기, 그리고 한국과 미국에서의 흥행과 수상 기록까지 간결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I. 작품의 개요와 역사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사가 겸 뮤지컬 작가인 박천휴(Hue Park)가 작사와 극본을 쓰고,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이 곡을 쓴 대한민국의 창작 뮤지컬입니다.
박천휴는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뉴욕 대학교에서 시각예술과 석사과정을 밟았고, 윌 애런슨은 하버드 음대를 졸업하고 역시 뉴욕 대학교에서 뮤지컬 극작 석사과정을 이수했습니다. 두 사람은 뉴욕 대학 시절부터 협업해 온 창작 듀오로, 박천휴의 첫 작품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2012년)부터 박천휴의 모든 작품은 두사람이 협업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2014년 처음 개발되었으나 2016년 12월 20일이 되어서야 공식 국내 초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연 이후 큰 인기를 끌어 현재까지 총 6회 공연이 있었으며, 2025년에 10월 30일부터 3개월 가량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올리버, 클레어 그리고 제임스라는 세 배역이 총 110분 동안 공연하는 작품으로, 연주곡 포함 미국 공연작품 기준 총 26곡의 뮤지컬 넘버가 있습니다.
2016년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초연 이후 평단과 관객 모두의 찬사를 받으며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높인 수작입니다. 2017년 제6회 예그린 뮤지컬 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지컬상, 2018년 제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올해의 뮤지컬상, 각본상, 작사상 등 국내외 주요 뮤지컬 시상식에서 십여회의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일본, 미국 등 해외 무대에서도 꾸준히 공연되는 명작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입니다.
국내 흥행에 힘입어 2017년에는 열흘 동안 도쿄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 극장에서 공연을 했었고, 2020년 애틀란타에서 약 한 달간 미국 공연을 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두드리게 됩니다.
2024년 10월 16일, 드디어 브로드웨이 벨라스코 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을 하게 됩니다. 이는 지난 2020년 애틀란타 공연 이전인 2016년 최초 뮤지컬 개발을 지원했던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된 뉴욕 쇼케이스에서 현지 제작자의 눈의 띄어 성사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한국 초연의 뮤지컬 작품으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 상시 공연 작품이 되었고, 초창기 400석 미만의 소극장 작품에서 입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며 1000석 규모의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버려진 헬퍼 로봇들이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사랑하게 되는 줄거리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는, 단순히 로맨스를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와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입니다.
II. 주요 제작진 ・ 출연진

한국 공연작품과 이번에 토니상을 수상한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 작품을 기준으로 주요 제작진과 출연진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극본: 박천휴, 윌 애런슨
- 작사: 박천휴 (Hue Park)
- 작곡: 윌 애런슨 (Will Aronson)
- 연출
- 한국: 김동연
- 미국: 마이클 아덴 (Micharl Arden, Michael Jerrod Moore)
- 주요 배역
- 올리버 (Oliver)
- 구형 헬퍼 로봇 5호. 옛 주인의 취향을 닮아 재즈를 좋아하고 감성적인 면모를 지녔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로봇입니다. 클레어를 만나 점차 변화하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갑니다. 많은 실력파 배우들이 올리버 역을 거쳐갔으며,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안정적인 가창력이 요구되는 캐릭터입니다.
- 한국 출연진: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 문태유, 전성우, 신주협, 양희준, 신성민, 임준혁, 윤은오, 신재범
- 미국 출연진: 대런 크리스 (Darren Criss)
- 클레어 (Claire)
- 구형 헬퍼 로봇 6호. 호기심 많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올리버와 함께 여행하며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배우는 인물입니다. 사랑스러운 매력과 함께 내면의 성장을 표현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 한국 출연진:전미도, 이지숙, 최수진, 박지연, 강혜인, 한재아, 홍지희, 해나, 박진주, 장민제
- 미국 출연진: 헬렌 J. 셴 (Helen J Shen)
- 제임스 (James)
- 과거 클레어의 주인. 인간적인 감정을 가진 로봇을 만들고자 했던 과학자이자 발명가입니다. 올리버와 클레어의 관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등장하며,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감정을 이어주는 중요한 인물입니다. 작품의 주제 의식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 한국 출연진: 고훈정, 성종완, 양승리, 권동호, 이선근, 이시안, 최호중
- 미국 출연진: 마커스 최 (Marcus Choi)
- 길 블렌틀리 (Gil Brentley)
- 이 배역은 영어 버전에서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로, 기존의 재즈싱어 역할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 창조한 것입니다.
- 미국 출연진: 데즈 듀런 (Dez Duron)
- 올리버 (Oliver)
주요 배역의 면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국의 경우 정문성, 전미도, 고훈정 등 뮤지컬계의 인기 배우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미국 공연 역시 Oliver 역의 데런 크리스는 에미상 남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수상기록을 가지고 있는 배우로, 연기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배우입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작품의 경우, 최근 K-컬처의 영향력 탓인지 한국 오리지널 작품의 색채가 작품 곳곳에 묻어있습니다. 우선 작품의 배경이 2060년의 서울이고 그에 따라 무대 배경에 한글 자막이 자주 노출됩니다. 동양적인 색체 탓인지 출연진의 출신도 동양계가 많습니다
대런 크리스는 미국 출신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쿼터 아시안이고, 클레어 역의 헬렌 셴은 중국계 이민 2세입니다. 그리고 제임스 역을 맡은 마커스 최는 자세한 출생정보는 없지만 Last Name으로 봐서는 한국계로 추정됩니다.
III. 줄거리

이 작품은 2060년대로 추정되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합니다. 버려진 도우미 로봇들을 위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인간형 로봇인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입니다.
올리버는 일부 기능과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내구성이 뛰어난 초기 모델 헬퍼봇이고, 클레어는 최신 모델이지만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소모가 많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로봇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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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헬퍼봇’이라는 로봇을 곁에 두지만, 점차 구형 로봇들은 버려지거나 수명을 다해갑니다. 2060년대 서울의 한 아파트에는 옛 주인의 취향을 닮아 재즈를 좋아하는 낡은 헬퍼봇 올리버가 홀로 외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버려진 로봇 부품들을 수집하고 재활용하며 고장 난 친구들을 고쳐주며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집에 또 다른 헬퍼봇 클레어가 이사 오면서 올리버의 조용했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클레어는 호기심 많고 인간적인 감정에 관심이 많은 로봇입니다. 낡은 구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배우려는 클레어의 모습에 올리버는 점차 마음을 열게 됩니다. 클레어는 수명을 다한 친구를 찾기 위해 올리버에게 제주도로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두 로봇은 이 특별한 여행 속에서 서로에게 전에 없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인간이라면 ‘사랑’이라고 부를 그 감정 말입니다. 그들은 함께 피아노를 치고, 영화를 보며, 인간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서툴지만 진심으로 배워갑니다. 하지만 로봇에게도 정해진 수명이 있듯이, 그들의 사랑에도 언젠가는 이별의 시간이 다가올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
작품의 상세한 줄거리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IV. 대표 주제곡들

이 작품에는 브로드웨이 공연 작품 기준으로 총 26곡의 뮤지컬 넘버가 공연됩니다. 모든 작품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의 작품입니다. 그럼 26곡의 넘버 정보를 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 순번 | 곡명 | 연주 배역 |
| 1 | Why Love? / 우린 왜 사랑했을까 | Gil Brentley |
| 2 | World Within My Room / 나의 방안에 | Oliver |
| 3 | The Way That It Has to Be / 끝까지 끝은 아니야 | Claire & Company |
| 4 | Charger Exchange Ballet | Orchestra |
| 5 | Where You Belong / 고맙다, 올리버 | Oliver & James |
| 6 | Tell Me About Fireflies, Please / 반딧불, 그리고 제주도 | Instrumental |
| 7 | Hitting the Road, Part 1 / 행운을 빌어줘, Part 1 | Oliver & Claire |
| 8 | Goodbye, My Room | Oliver & Claire |
| 9 | Hitting The Road, Part 2 / 행운을 빌어줘, Part 2 | Oliver & Claire |
| 10 | The Rainy Day We Met / My Favorite Love Story | Oliver & Claire |
| 11 | Jenny | Gil Brentley |
| 12 | How To Be Not Alone / 생각보다, 생각만큼 | Claire |
| 13 | Hitting The Road, Part 3 | Oliver & Claire |
| 14 | What I Learned from People / 사람들로 부터 배운 것 | Claire |
| 15 | Goodbye Love" Piano Solo / 우린 왜 사랑했을까 Piano Solo | James |
| 16 | Chasing Fireflies / 반딧불 쫓기 | Orchestra |
| 17 | Never Fly Away / 반딧불에게 | Oliver, Claire |
| 18 | A Sentimental Person | Gil Brentley |
| 19 | When You're In Love / 사랑이란 | Oliver, Claire |
| 20 | Touch Sequence / 첫 입맞춤 | Orchestra |
| 21 | Then I Can Let You Go | Oliver, Claire & Gil Brentley |
| 22 | Goodbye, My Room (reprise) / 나의 방 안엔 & Goodbye, My Room (reprise) | Oliver & Claire |
| 23 | Maybe Happy Ending | Oliver & Claire |
| 24 | Memory Sequence / 기억을 지우기 | Orchestra |
| 25 | Why Love? (reprise) / 우린 왜 사랑했을까 (reprise) | Gil Brentley |
| 26 | Finale / 사랑이란, 어쩌면 | Company |
위 26개 리스트 중 11, 13, 18, 21, 23번곡은 미국 공연에서 새로 포함된 곡입니다.
유튜브에 공개된 한국, 미국 삽입곡 영상을 몇 개 링크합니다.
V. 2025년 제78회 토니상 수상 기록
이 작품은 2025년 6월 8일 (현지 시간) 진행된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모두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최종적으로 6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습니다. 이는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던 '기생충'에 버금가는 성적입니다.
토니상에 노미네이트 및 수상 부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결과 | 부문 | 수상자 |
| 수상 |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품상 / Best Musical | NHN |
| 수상 | 뮤지컬 부문 최우수 극본상 / Best Book of a Musical | 박천휴 (Hue Park) & 윌 애런슨 (Will Aronson) |
| 수상 | 뮤지컬 부문 최우수 작사상 / Best Original Score | 박천휴 (Hue Park) & 윌 애런슨 (Will Aronson) |
| 수상 | 뮤지컬 부문 최우수 연출상 / Best Direction of a Musical | 마이클 아덴 (Michael Arden) |
| 수상 |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 Best Leading Actor in Musical | 대런 크리스 (Darren Criss) |
| 수상 | 뮤지컬 부문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 / Best Scenic Design of a Musical | Dane Laffrey & George Reeve |
| 후보 |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 / Best Costume Design of a Musical | Clint Ramos |
| 후보 | 뮤지컬 부문 조명 디자인상 / Best Lighting Design of a Musical | Ben Stanton |
| 후보 | 뮤지컬 부문 음향 디자인상 / Best Sound Design of a Musical | Peter Hylenski |
| 후보 | 오케스트레이션상 / Best Orchestrations | 윌 애런슨 (Will Aronson) |
마무리
원래 큰 인기와 팬덤을 가지고 있던 작품인데다, 이번에 토니상 수상과 함께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상태이다 보니, 이번 10월 30일로 예정되어 있는 2025년 10주년 기념공연에 대한 기대가 큰 것같습니다.
아직 캐스팅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이긴 하지만, 이번 공연은 기존의 한국 세트 리스트와 배역으로 진행될지, 아니면 브로드웨이 공연작으로 내용을 바꿔 진행될지도 궁금하네요.
로봇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랑, 이별, 그리움, 그리고 삶의 유한함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토니상 수상으로 장기・전국・상시 공연 작품으로 자리잡아 보다 많은 분들이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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