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글', '그림' 그리고 '그리움'에 대한 어원과 '그리다'와 '쓰다'라는 동사의 유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I. 글, 그림, 그리움의 어원에 관한 고찰
'글'과 '그림'은 모두 종이라는 매체에 투사하는 생각의 수단, 또는 기록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단어의 형태도 같은 어근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글'과 '그림'의 어원에 대해 궁금함을 가지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많은 글을 찾아본 것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림'이라는 것은 어떠한 대상의 부재로 인한 아쉬움과 슬픔에서 비롯된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그린다는 것은 '지금은 볼 수 없는 것을 다시 보고자 하는 욕망', 즉 '그리워하는 대상을 형상화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지금까지 나온 단어들 '그리움', '그림', '글' 등은 형태적으로 보았을 때, 모두 동사 '긁다'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긁다'에서 '그리다'라는 말이 나왔고, '그리다'라는 동사의 명사 변형이 '그림', '글', 그리고 '그리움' 등으로 파생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긁다 > 그리다 > 그림 – 글 – 그리움
'긁다'는 손톱이나 뾰족한 기구 따위로 바닥이나 거죽을 문지르는 행위를 뜻합니다.
'그리움, 그림, 글'이 '긁다'에서 유래했다고 볼 때,
- '어떤 생각이나 모습'을 '마음속'에 긁는(그리는) 것'이 '그리움'이고,
- '문자'로 긁는(그리는) 것이 '글'이며,
- '선이나 색'으로 긁는(그리는) 것이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II. 그림은 그리고, 글은 쓰고…
그림은 그리고(Draw), 글은 쓴다(Write)고 합니다.
똑같은 '그리다'를 어원으로 쓴다는 가정이 맞다고 했을 때, 같은 어원을 사용하는데 왜 다른 동사를 사용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리다'는 앞서 알아본 것으로 충분하여 따로 찾아볼 이유가 없으니 '쓰다'라는 말에 대해서만 찾아보면 되겠습니다.
'쓰다'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기록하다, 사용하다, 머리에 얹어 덮다, 달갑지 않고 싫거나 괴롭다, 씀바귀 맛이다 등의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록하다'라는 의미의 '쓰다'에 적합한 어원 해석으로 아래와 같은 글을 찾았습니다.
한국어 <쓰다>의 15세기 고어인 <스다>는 한국어의 기층어인 고대 이집트어 에서 유래하여, <자리에 앉히는 것> 즉, <(글씨를 종이에) 앉히는 것>을 의미한다.
- 기층어: 한 민족이 원래의 언어를 버리고 다른 언어를 새로 배워 쓰거나 외국어를 배울 때에, 새 언어에 얼마간의 영향을 주는 원래의 언어. (=기층말)
어원과 상관없이 '어떤 것을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행위'를 '쓰다'라고 한다는 뜻이고 이 해석은 '기록하다'와 '머리에 얹어 덮다'에 모두 적용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쓰고, 글을 그리고… 그리움을 앉힙니다.
우리글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정확하고, 다양하고, 아름답고 멋스러운 우리말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수한 우리글은 우수한 우리말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