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 프랑스 입시제도와 바칼로레아. 교양이란 이런 것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1권

 

I.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1 종합편

–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변들

  • 저자 – 최병권, 이정옥 엮음
  • 출판사 – 휴머니스트, 2003년 2월 17일 출간
  • 분량 – 353쪽

출간된 지 벌써 20년이 되어가는 책입니다만 주제가 철학인 만큼 내용이 시대와 맞지 않다던가 하는 느낌은 없습니다.

이 책은 한국의 대학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프랑스의 입시 시험인 '바칼로레아 Baccalaureat' 시험의 철학 논술 문제들을 엮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1988년부터 2002년까지 출제된 '바칼로레아 Baccalaureat'의 철학 시험 문제와 답안 중에서 가장 수준이 높거나 출제자의 의도에 부합한 답변을 모아 '인간, 인문학, 예술, 과학, 정치와 권리, 윤리'라는 6개의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총 64개의 질문과 답변을 선별하여 엮은 책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에 담긴 문제는 대입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답변 또한 대입 준비생들이 작성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래 질문의 목록은 목차로 써놓겠습니다만, 도대체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면 이런 문제에 답할 수 있는 것인지 참 궁금해지는 그런 문제들이었습니다.

그러한 생각과 함께 자연스럽게 프랑스의 입시제도와 바칼로레아라는 시험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간단히 이에 대해 알아보고 책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II. Baccalaureat 바칼로레아와 프랑스 입시제도

바칼로레아 시험 장면
바칼로레아 시험 장면

1. 프랑스의 교육기관

프랑스의 입시제도는 한국의 그것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프랑스 입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습니다.

프랑스의 고등교육기관은 아래의 3개 범주로 구분되며 각각의 특징은 간략히 아래와 같습니다.

 

1) 대학 Universite

고등교육에 대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된 '국립' 교육기관. 전국에 80여 개의 국립대학이 있으며 대부분 숫자로 대학의 이름을 사용합니다.

파리 1 대학, 2 대학 뭐 이런 식입니다. 프랑스의 대학입시는 한국과 같은 '선발'제도가 아닙니다.

앞서 말한 '바칼로레아'는 선발시험이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학위 자격시험이기도 하고, 모든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할 때 반드시 필요한 대입시험이기도 합니다.

이 바칼로레아를 통과한 사람은 모두 대학에 지원할 수 있고, 대학에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2019년 현재 대학 진학률이 약 62% 수준인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원하는 대학에서 원하는 전공을 공부할 수 있는데 간혹 인기 전공에 지원자가 넘칠 경우 예전에는 추첨으로 선발하기도 했지만 2018년 이후에는 서류 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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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랑제콜 Grandes Ecoles

대학 이외의 엘리트 교육기관. 엘리트 양성기관이므로 시험을 통해 선발을 합니다.

학교마다 선발 방식이나 기준이 다르므로 일반화한 규정은 말하기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정하는 입학시험, 고등학교 내신, 바칼로레아 점수 등을 기준으로 선발합니다.

그랑제콜 입시는 그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여 2~3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3) 그 외 다양한 비과학, 비 그랑제콜의 특성을 지닌 고등교육기관.

 

 

Baccalaureat 바칼로레아 – 고등학교 졸업 학위 자격시험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 '바칼로레아' 철학 필기 시험 현장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 '바칼로레아' 철학 필기 시험 현장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바칼로레아는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이자 그 점수가 대입 선발의 평가기준입니다.

대학이든 그랑제콜이든 프랑스의 모든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에 기본적으로 제출되고 평가되는 기준이 바로 바칼로레아 성적입니다.

 

바칼로레아 성적에서 바칼로레아 시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이고 내신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입니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바칼로레아 시험제도에 따르면 총 5가지로 구성된 시험을 치르게 되며, 각 시험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국어시험 : 고등학교 2학년에 실시
  2. 두 가지 필기시험 : 선택과목에 대한 필기시험 진행
  3. 철학 논술시험 : 비판적 사고를 평가함
  4. 20분 구술시험 : 고등학교 전 과정에 대한 평가이며, 평가 내용에는 올바른 국어의 사용 등이 있음. 선택과목 1~2개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2학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를 발표.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질의응답.

 

바칼로레아 성적의 40%를 차지하는 내신 성적은 고등학교 2~3학년 동안 치러진 공통시험을 바탕으로 결정됩니다.

 

공통시험

  • 2학년 과정의 1, 4월, 3학년 과정의 12월에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시험입니다. 문제는 국가 문제은행에서 출제되며 채점은 학생의 이름을 가린 채로 다른 학교 선생님이 진행토록 되어있습니다.

내신성적에 추가로 학생부 성적도 포함되는데 학생부는 정규 교과별 학습 성과를 평가하는 수단으로 내신 성적의 10%를 차지합니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시리즈

바칼로레아 이미지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는 전체 4권의 시리즈물입니다.

1권 '종합편'은 바칼로레아 시험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철학 논술시험의 문제를 엮은 책입니다.

후속으로 출간된 2, 3, 4권은 1권 종합편의 각 카테고리별 심화 편이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2권은 '인문학 편'으로 역사, 예술, 상상과 현실, 인간 등에 대한 20개의 문제를 엮었습니다.

3권은 '사회, 자연과학 편'으로 기술의 발전, 민주주의, 불평등, 인권과 국익 등의 주제로 20개의 문제를 엮었습니다.

4권은 '윤리학 편'으로 종교와 자유, 욕망, 도덕 등에 관한 문제 17개를 엮었습니다.

 

1권의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 문제 : 아기가 잠자고 있거나 개가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행복할 것이라며 부러워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우리의 현재 상황과 비교하여 그들이 비록 행복을 자각하지 못해도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까닭은 우리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란 가능한 것일까? – 1998년 바칼로레아 문제

  • 답 : 행복의 개념 정의 / 행복과 행복감의 조건 정의 / 사례와 함께 개념과 조건에 합당한가의 여부로 상황과 문제를 해석 / 결론'… 그러므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이런 의미에서 행복이란 오직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고, 인간 중에서도 아기들은 느낄 수 없다.

책에는 세 페이지로 정리된 답을 챕터별 한 문장으로 요약하여 비약이 심할 수도 있겠으나 질문 자체가 철학적인 화두이다 보니 답변과 상관없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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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350쪽에 64개의 문제를 욱여넣다 보니 정말 종합편, 요약 편이라는 책이 듭니다.

꼭 2, 3, 4권도 구입하여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 다른 책도 한번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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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난 후…

세계가 참 혼란합니다.

미국이 트럼프의 깽판 이후에 바이든이 들어섰지만 아직 중심을 못 잡은 상태이고, 러시아는 젤린스키와 푸틴의 화학작용으로 터져버린 전쟁으로 제정 러시아로 회귀한 것 같습니다.

일본은 꾸준한 부정부패와 정책 실패로 삽질하던 와중에 아베가 대낮에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당하면서 기시다로 정권이 이양되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중국은 시황제 장기집권의 토대가 어느 정도 완성되고 그야말로 세계 깡패로서의 위상이 공고해지는 상황입니다.

대한민국은 음… 뭐 이것도 운명이겠지요.

브렉시트로 EU의 핵심이 된 나라. 자유와 혁명과 드골의 나라, 그리고 철학과 문학과 예술의 나라. 출제되는 철학 시험이 사회적 이슈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 전반에 철학적, 인문적 사고가 만연하다는 방증이겠습니다.

바칼로레아 기출문제와 모범답안을 정리해놓은 책입니다.

모범 답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있고, 감탄이 나오는 것도 있고, 문제 자체가 놀라운 것들도 많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목차

프롤로그

01_ 인간(HUMAN)

  •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 꿈은 필요한가?
  •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포되어 있는가?
  •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 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02_ 인문학(HUMANITIES)

  • 우리가 하고 있는 말에는 우리 자신이 의식하고 있는 것만이 담기는가?
  • 철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 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 역사가는 객관적일 수 있는가?
  • 역사학자가 기억력만 의존해도 좋은가?
  • 역사는 인간에게 오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에 의해 오는 것인가?
  • 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 재화만이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 인문학은 인간을 예견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가?
  • 인류가 한 가지 언어만을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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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_ 예술(ARTS)

  • 예술 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하 말할 수 있는가?
  • 예술 작품의 복제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 예술 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가?
  • 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04_ 과학(SCIENCES)

  • 생물학적 지식은 일체의 유기체를 기계로만 여기기를 요구하는가?
  • 우리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 계산, 그것은 사유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 무의식에 대한 과학은 가능한가?
  • 오류는 진리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 이론의 가치는 실제적 효용가치에 따라 가늠되는가?
  • 과학의 용도는 어디에 있는가?
  • 현실이 수학적 법칙에 따른다고 할 수 있는가?
  • 기술이 인간 조건을 바꿀 수 있는가?
  • 지식은 종교적인 것이든 비종교적인 것이든 일체의 믿음을 배제하는가?
  • 자연을 모델로 삼는 것이 어느 분야에서 가장 적합한가?​

 

05_ 정치와 권리(POLITICS & RIGHTS)

  • 권리를 수호한다는 것과 이익을 옹호한다는 것은 같은 뜻인가?
  • 자유는 주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것인가?
  • 법에 복종하지 않는 행동도 이성적인 행동일 수 있을까?
  • 여론이 정권을 이끌 수 있는가?
  • 의무를 다하지 않고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 노동은 욕구 충족의 수단에 불구한가?
  • 정의의 요구와 자유의 요구는 구별될 수 있는가?
  • 노동은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가?
  • 자유를 두려워해야 하나?
  • 유토피아는 한낱 꿈일 뿐인가?
  •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 어디에서 정신의 자유를 알아차릴 수 있나?
  • 권력 남용은 불가피한 것인가?
  • 다름은 곧 불평등을 의미하는 것인가?
  • 노동은 종속적일 따름인가?
  • 평화와 불의가 함께 갈 수 있나?

 

06_ 윤리(ETHICS)

  •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반드시 자신의 욕망과 싸운다는 것을 뜻하는가?
  • 우리는 좋다고 하는 것만을 바라는가?
  • 의무를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한가?
  • 무엇을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하는가?
  •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것에도 가치가 존재하는가?
  • 무엇이 내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말해 주는가?
  • 우리는 정념을 찬양할 수 있는가?
  • 종교적 믿음을 가지는 것은 이성을 포기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 정열은 우리의 의무 이행을 방해하는가?
  • 진실에 저항할 수 있는가?
  • 진리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할 때 진리 대신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환상을 쫓아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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