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살한 정치인. 정치인의 자살.
대한민국은 유독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정치인이 많은 나라입니다.
오늘은 해방 이후 우울증, 생활고, 검찰 조사 등 다양한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정치인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명단은 '나무위키'의 '직업별 자살한 인물' 카테고리에서 가져왔고 각각의 사연을 정리한 후 연령, 정파, 그리고 극단적 선택의 이유를 분류해 보았습니다.

I. 자살(自殺)이란 무엇인가?
1. 자살의 정의
자살, Suicide는 현대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범죄로 분류되지 않지만, 이전에는 범죄로 처벌받는 행위였었고, 지금도 이슬람 국가에서는 범죄로 남아있는 행동입니다.
법적인 측면을 벗어나 종교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기독교,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고 힌두교까지 대부분의 종교에서 죄악시하고 있는 절대신에게 부여받은 생명을 스스로 살해한다는 의미로 Take One's Own Life, Killed Himself(Herself)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자살은 인간만이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동물도 자살을 합니다.
해안으로 나와 목숨을 끊는 고래, 북극 나그네쥐 레밍의 집단이주 현상에서 발생하는 죽음, 아프리카 사바나의 초식동물 '누'의 자발적 희생, 제인구달의 연구사례로 알려진 침팬지의 자살 등이 있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체가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행위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 자살은 자신의 죽음을 수단이나 결과로 여기고 하는 행위입니다.
- 자살은 죽음이 예상되더라도 타인을 구하기 위한 행위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희생)
- 자살은 죽음이 예견되더라도 종교적인 목적이나 신념을 위하는 행위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순교)
- 자살은 모든 사회적 의무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을 포함합니다.
2. 자살의 원인
인류가 자살을 선택하는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스스로의 생명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상의 원인, 생활고, 명예를 보존하기 위한 선택 등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숫자만큼 절박하고 다양한 사유가 존재하겠습니다.
정치인, 사업가, 예술가, 학자, 연예인 등 유명인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에도 직업별로 분명한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정치인과 같이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익숙하고, 타인의 비난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무리 순간적인 감정에 매몰되어 선택하는 극단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생전에 본인을 따르고 신념을 같이하던 정파와 지지자들, 그리고 사후의 본인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명예 때문에라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유독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정치인이 많은 나라입니다.
나무위키에서 정리하여 추린 27명의 정치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여 통계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II. 한국의 자살한 정치인 명단
1911년부터 2023년 1월까지 아래와 같이 총 27명의 국내 정치인의 사망일자, 소속 정파, 극단적 선택의 사유를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자살한 정치인 명단
| 이름 | 사망일자 | 소속 정파 | 사유 |
| 이범진 | 1911.01.13 (58세) | 김홍집 내각 | 대한제국 강제병합 후 독립운동에 모든 재산을 사용하고 러시아 페테르프부르크에서 목을 맨 상태에서 권총으로 순국 |
| 신용욱 | 1961.08.25 (59세) | 자유당/무소속 | 제5대 국회의원 선거 낙선 후 사업 실패를 비관하여 한강에 투신 |
| 천세기 | 1965.09.02 (45세) | 민주당 | 5.16 군사정변 후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 |
| 구흥남 | 1966.12.27 (53세) | 공화당 | 선거빚과 사업부도로 인한 경제적 이유 |
| 곽용식 | 1995.05.27 (53세) | 민주당 | 여성당원을 만난 것에 부인이 의부증을 보이자 극단적 선택 |
| 염길정 | 1996.04.11 (59세) | 민주정의당 | 상근회장으로 근무중이던 제일경제신문사 부도의 책임 논란 중 극단적 선택 |
| 이경해 | 2003.09.10 (57세) | 새천년민주당 | 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 개최 중인 멕시코 칸쿤에서 시장개방 확대에 반대하며 할복자살 |
| 안상영 | 2004.02.04 (65세) | 한나라당 | 뇌물수수혐의로 수감되어 조사를 받다가 수치심에 극단적 선택 |
| 김인곤 | 2004.04.01 (74세) | 새천년민주당 | 불명확 |
| 박태영 | 2004.04.29 (62세) | 새천년민주당 | 2004.04.27, 28 인사비리로 인한 검찰조사 후 투신사망 |
| 이준원 | 2004.06.04 (51세) | 한나라당 | 2002년 파주시장 당선 후 웅지세무대학 설립관련 검찰 내사 중 2004년 반포대교에서 투신 자살 |
| 이수일 | 2005.11.20 (63세) | 무소속 | 국정원 2차장 재직시의 DJ정부 불법도청사건과 관련 검찰 내사 중 심적 부담으로 극단적 선택 |
| 노무현 | 2009.05.23 (62세) | 열린우리당 | 검찰 표적수사로 주변인들의 피해가 극심해지자 극단적 선택 |
| 오근섭 | 2009.11.27 (63세) | 한나라당/무소속 | 2006년 무소속으로 경상남도 양산시장 선거에 당선되었으나 이후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 |
| 김종률 | 2013.08.13 (50세) | 민주당 |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극단적 선택 |
| 전형준 | 2014.09.21 (59세) | 민주당/무소속 | 2014년 무소속으로 화순군수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 후 극단적 선택 |
| 성완종 | 2015.04.09(63세) | 새누리당 | MB정권 자원외교 비리관련 검찰조사 후 극단적 선택 |
| 정장식 | 2016.08.27 (65세) | 한나라당/무소속 | 총선 낙선 후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함 |
| 노회찬 | 2018.07.23 (61세) | 정의당 |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극단적 선택 |
| 안찬희 | 2019.04.09 (88세) | 민주자유당 | 불명확 |
| 조진래 | 2019.05.25 (53세) | 자유한국당 |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조사 후 극단적 선택 |
| 정두언 | 2019.07.16 (62세) | 새누리당 | 평소에 우울증을 앓아왔다고 함 |
| 한동수 | 2020.02.21 (72세) | 한나라당/무소속 | 청송군수 재임 시절 금품 수수 혐의로 수사 중 극단적 선택 |
| 박원순 | 2020.07.09 (65세) | 더불어민주당 | 전직 비서의 성추행고소 다음날 극단적 선택 |
| 김재윤 | 2021.06.29 (56세) | 통합민주당 | 2015년 뇌물수수로 의원직 상실. 2018년 만기출소 후 명예회복을 위해 정계진출을 시도하였으나 실패. 우울증으로 추정 |
| 이기원 | 2022.05.23 (69세) | 한나라당/바른미래당 | 2022년 계룡시장 경선 승리 후 금품수수 혐의 의혹으로 공천 배제되어 비관 자살 |
| 김부영 | 2023.01.09 (56세) | 국민의힘 | 2022년 창녕군수 선거에서 선거인 매수 수사 과정에서 무죄를 항변하며 극단적 선택 |
출처 : 나무위기 (사망일자 순)
III. 자살한 정치인들 통계분류
위 표를 기준으로 총 27명의 정치인들의 사망시 연령, 소속 정파, 극단적 선택의 사유 등을 분류하여 통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1. 사망시 연령대
| 연령대 | 40대 (1) | 50대 (12) | 60대 (11) | 70대 (2) | 80대 (1) |
| 비중 | 4% | 44% | 41% | 7% | 4% |
연령 분포 분석 시 극단적 선택을 한 정치인은 50대 12명, 60대 11명으로 전체의 85%가 해당 연령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55세에서 65세 사이에 17명이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3세, 59세, 62세, 63세, 65세가 각 3명씩으로 동일 연령으로는 3명이 가장 많았습니다.
2. 소속 정파의 분류
| 정파 | 민주계열 (12) | 보수계열 (14) | 기타 (무소속) (1) |
| 비중 | 44% | 52% | 4% |
비중으로는 8%정도 차이가 나지만 숫자로 보면 보수계열이 14명이고 민주계열이 12명으로 보수가 조금 더 많습니다.
이는 아래 극단적 선택의 사유와 연관지어 생각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수일 전 국정원 2치장의 경우 정당에 몸담은 적은 없지만 김대중 정부시절 대통령 직속기구에서 근무하였고, 김대중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민주계열로 분류하였습니다.
천세기 민주당 의원의 경우 제2공화국 대통령이었던 윤보선이 소속된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 현재의 더불어민주당과는 전혀 무관한 정당이나 자유당과 대립한 정치세력에 속하였으므로 민주세력에 포함하였습니다.
3. 극단적 선택의 이유
| 선택 이유 | 검찰조사 (11) | 우울증 (8) | 생활고 (2) | 개인사 (1) | 불명확 (2) | 기타 (3) |
| 비중 | 41% | 30% | 7% | 4% | 7% | 11% |
상기 분류 중 개인사는 '곽용식 전 의원'의 경우입니다.
기타원인은 순국하신 이범진 열사, 시위 중 할복하신 이경해 전 의원, 사업실패로 인한 도덕적 책임으로 인한 투신사례인 염길정 의원을 말합니다.
우울증이 8명이나 되는데 정신건강 상의 원인과 낙선, 공천 배제 등으로 인한 비관 등을 포함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신 바와 같이 압도적인 비율로 검찰 조사 중 극단적 선택을 한 정치인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정파별로 분류하면 보수계열 14명 중 36%인 5명이 검찰조사로 인한 심리적 부담, 수치심 등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하였고,
민주계열에서는 12명 중 50%인 6명이 검찰조사로 인한 심리적 부담, 주변의 피해 등으로 자살을 하였습니다.
보수·민주계열을 막론하고 검찰 조사 중 사망한 정치인은 모두 50대, 60대의 연령이었고, 노회찬·박원순·오근섭 세 분을 제외한 전원이 상대측 정치세력으로 정권이 교체되었을 때였습니다.
자연스럽게 검찰을 통한 정치보복이라는 의심을 갖게 되는 통계라고 하겠습니다.
IV. 정치인의 자살
상기 명단을 참조한 나무위키 '직업별 자살한 인물'이라는 글에는 가수, 모델, 배우, 운동선수, 작가, 정치인, 화가 등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모든 카테고리의 명단이 빠짐없이 완벽하게 조사된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렵겠으나, 일정 부분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직업적으로 정치인의 수가 다른 직업의 그것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은 정말 위험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라는 직업은 참 어려운 직업입니다.
본인의 뚜렷한 철학과 확고한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소신과 신념에 따라 무수히 많은 반대파의 비난에 맞서야 하는 직업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괴로워하는 시간을 지나, 신념을 위해 자존감과 자긍심을 내팽개쳐야 하는 순간도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의지와 상관없이 동지나 시민들에게 '변절자, 부패세력'으로 낙인찍혀 질타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손을 맞잡고 희망을 결의했던 동지들의 변절과 배신에 절망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감정을 피폐하게 하고 극단으로 치닫게 하는 상황들입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정파적 이익과 신념을 우선하는 것이 정치인이며, 그것을 목적으로 기계적으로 보복을 일삼는 것 또한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의 자살은 때로는 자백이며, 때로는 희생이고 순교이며, 누구에게는 쓸만한 무기이며, 누구에게는 정치생명을 내려놓아야 할 사형선고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정리된 자료에서 생활고나 개인사보다 검찰조사와 낙선, 공천 배제 등으로 인한 자살이 많은 것은 정치인에게 있어 극단적 선택은 감정보다는 명예를 위한 선택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목적은 개인의 명예, 정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고귀한 명예를 더럽힌 것에 대한 속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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