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아집, 소신과 신념의 정의와 차이

어떠한 현상이나 관념에 대해 스스로가 생각하거나 믿고 있는 바를 바꾸지 않는 것을 우리는 고집, 소신, 신념이라고 말합니다.

비슷하지만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이 말들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하고 이해하는 것이 나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에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집, 아집, 소신, 신념의 정의와 차이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고집, 아집, 소신과 신념의 정의와 차이

 

I. 고집

1. 사전적 의미

  •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팀. 또는 그렇게 버티는 성미
  • [심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최초의 심상이 재생되는 일
  • 유의어: 고집통, 고집통이, 뱃심

 

2. 어원

고집과 아집
그림출처: 의대생신문

고집은 한자로 '굳을 고固'자와 '잡을 집執'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뜻을 견고하게 붙잡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어에서는 insist (~고집하다, 주장하다, 우기다), persist (고집스럽게 계속하다), stick to (굳게 지키다, 방침을 고수하다), adhere to, cling to(~을 고수하다) 등이 '고집하다'와 비슷한 뜻으로 사용되며 명사로는 stubbornness [ˈstʌbɚn(n)əs 스터버니스]가 '완고, 완강'의 뜻으로 사용됩니다.

stubbornness의 원형인 '완고한, 고집스러운, 완강한'이란 뜻의 형용사 stubborn은 중세 영어에서 stiborne, stoburne, stoburne, stiburne, stiburne, stiborn 등으로 사용되었으며, 그 기원으로는 고대영어 stibb, stybor, stibor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래 고집에 관한 속담에서 흔히 사용된 바와 같이 예전에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단어였으나, 현대 국어에서는 다소 긍정적인 느낌이 강한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소신이나 신념과 같이 자신의 생각에 자긍심을 가지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평정심을 뜻하는 듯한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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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집에 관한 속담

  • 쇠고집과 닭고집이다 : 하고 싶은 대로 하고야 마는 소나 닭처럼 고집이 몹시 셈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양반 고집은 소 고집 : 양반은 무턱대고 제 고집만 내세운다는 뜻. 몹시 고집이 셈을 비유
  • 항우는 고집으로 망하고 조조는 꾀로 망한다 : 고집 세우는 사람과 꾀부리는 사람을 경계하는 말
  • 병신이 한 고집이 있다 : 못난 인간이 고집을 부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평양 황(黃) 고집이다 : 옛날 평양에 황가 성을 가진 사람이 일이 있어 서울에 왔다가 친구의 초상을 만나 조문을 가게 되었는데, 이번은 친구의 조문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하여 급히 평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올라와 조문을 하였다는 일화에서 나온 말. 완고하고 고집 센 사람을 이르는 말

 

 

II. 아집

1. 사전적 의미

  • 자기중심의 좁은 생각에 집착하여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자기만을 내세우는 것
  • [불교] 심신 중에 사물을 주재하는 상주불멸의 실체가 있다고 믿는 강한 집념

 

2. 어원

고집과 아집
그림출처: 더바이어

아집은 '나 아我' + '잡을 집執'으로 구성된 단어입니다. 나 스스로를 붙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스스로의 생각에 천착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생각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며, 폐쇄적이게 되어 점차 독선적인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아집은 영어로 obstinacy [│ɑ:bstɪnəsi, 압스터너시] 또는 stubbornness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obstinacy는 형용사 obstinate의 명사형으로 obstinate는 주장하다는 뜻의 obstino에서 유래한 라틴어 obstinatus가 원형이라고 합니다.

 

3. 아집에 관한 생각

자신의 생각에 자긍심을 가진 장인들의 생각을 고집이라 한다면, 아집이란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입니다.

아집이라는 단어는 조금의 긍정적 뉘앙스가 남아있지 않은 온전히 부정적인 뜻만 가득한 단어로, 더 이상 설득의 여지가 없이 타인의 생각을 배격하고 배척하는 사람에게 선고하듯 사용하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III. 소신

1. 사전적 의미

굳게 믿고 있는 바. 또는 생각하는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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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원

소신은 '바 소所' + '믿을 신信'으로 믿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belief (신념, 확신, 옳다고 믿고 있는 생각, 믿음), conviction (확신, 강한 의견, 신념)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소신에 관한 생각

소신이란 말 그대로 뚜렷한 의지와 주관을 가지고, 주위의 의견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는 배치되지만 신념을 위해 행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소신 있는 정치인, 소신 있는 행동,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사람이란 표현은 최고의 찬사와도 같은 것이겠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 가장 소신 있는 발언을 하는 현장은 아래 사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신과 신념의 상징. 3당 야합을 반대하는 노무현 대통령 (사진 : 경상일보 김종구 기자)
1990년 1월 30일 통일민주당 해체식에서 사진 (사진 : 경상일보 김종구 기자)

위의 사진은 1990년 1월 30일 당시 노태우, 김종필, 김영삼의 3당 합당으로 인해 해체에 이르게 된 통일민주당의 해체 행사에서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당시 노무현 의원의 모습입니다.

자신들의 총재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여당으로서의 위치에서 권력을 쥐게 됨을 기뻐하는 통일민주당의 여타 의원들과 다르게, '3당 야합'에 동의할 수 없었던 초선의원 노무현이 토론회를 거쳐야 한다며 패기 있게 일어서며 외치는 모습은 소신 있는 정치인의 소신 있는 행동의 표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IV. 신념

1. 사전적 의미

굳게 믿는 마음

 

2. 어원

신념은 '믿을 신信' + '생각 념念'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사전적 의미와 차이가 없습니다.

영어로는 belief 또는 faith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belief는 같은 뜻의 게르만어 laubo에서 유래한 고대 영어 leafa가 변형되어 전해진 중세 영어 bileve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laubo ➔ leafa ➔ bileve ➔ belief

 

3. 신념에 관한 생각

신념은, 심리학적으로는 어떤 사상이나 명제 등을 적절한 것 또는 진실한 것으로 승인하고 수용하는 심적 태도를 말합니다.

철학적으로는 자신이 가진 견해, 사상에 대하여 흔들림 없는 태도를 취하며 변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경우에 그 견해나 사상이 확실한 기초를 갖지 않는 독단적인 것일 수도 있고, 또 과학적인 기초를 가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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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주관주의에 빠져 있어 이것에 의거한 신념은 올바르다고 할 수 없는 데 반해, 후자는 사람들의 생활을 의미 있게 하는 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신념은 신앙과 동일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신앙은 일반적으로 종교적 신념을 말합니다.

(철학사전, 2009 / 임석진, 윤용택, 황태연, 이성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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