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접미사의 종류, 직업별 호칭과 차별. '~가·~사·~원' 등이 뜻하는 것?

오늘은 '~가' '~공' '~사' '~원' 등과 같이 직업을 설명하는 단어를 구성하는 직업접미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직업접미사 썸네일

 

I. 직업과 호칭

모든 직업은 명칭이 있습니다.

당연히 그 직업이 하는 일을 어근에 두고 접미사를 붙여 어떤 직업 또는 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지칭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률적으로도 규정되어 있는 형식이라 할 수 있는데 '공인중개사'를 예로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공인중개사법'에 규정된 정의에 따르면

제2조 (정의)

  1. "중개"라 함은 제3조의 규정에 의한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 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
  2. "중개업"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
  3. "개업 공인중개사"라 함은 이 법에 의하여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한 자를 말한다.
  4. "소속 공인중개사"라 함은 개업 공인중개사에 소속된 공인중개사(개업 공인중개사인 법인의 사원 또는 임원으로서 공인중개사인 자를 포함한다)로서 중개업무를 수행하거나 개업 공인중개사의 중개업무를 보조하는 자를 말한다.
  5. "중개보조원"이라 함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로서 개업 공인중개사에 소속되어 중개대상물에 대한 현장 안내 및 일반서무 등 개업 공인중개사의 중개업무와 관련된 단순한 업무를 보조하는 자를 말한다.

이상과 같은 구조는 영어도 마찬가지로 Sailor, Pianist, Player, Musician 등이 있습니다.

호칭을 구성하는 접미사의 종류도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영어의 경우 ~er, ~ist, ~ian 등이 있지만 이는 직업이라는 의미보다는 행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며, 어떤 접미사가 사용되는가의 기준도 좀 더 다양한 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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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는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사를 '직업 접미사'라고 분류할 만큼 많은 수의 접미사가 있습니다.

각각의 직업에 다른 글자가 사용되는 만큼 분명한 기준이 있으리라 생각하였고, 이에 찾아보고 정리하였습니다.

 

 

II. 직업접미사의 종류와 특징

우리가 아는 직업 접미사는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였을 때 '가家, 공工, 관官, 부夫(婦), 사士, 사事, 사師, 수手, 원員, 인人, 자者' 등이 있습니다.

각 직업 접미사의 뜻, 사용 사례, 그리고 다른 직업 접미사와의 차이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직업일러스트
다양한 직업일러스트 (출처: 파이낸셜 뉴스)

 

1. 가 家

'가 家'는 '일가 一家'를 이룬 전문가라는 뜻을 가집니다.

한 분야에서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여 일가를 이루었다는 뜻이며, 소설가, 화가, 음악가, 평론가, 사상가, 연출가, 건축가, 탐험가, 만화가, 사업가 등이 있습니다.

간혹 직업 외에도 '미식가, 장서가, 대식가, 애주가' 등과 같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2. 공 工

'공 工'은 특정분야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직업이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일컫는 접미사입니다.

예를 들면 선반공, 벽돌공, 배관공, 용접공 등이 있습니다.

 

3. 관 官

'관 官'은 공무원 중 특정 업무에 한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경찰관, 소방관 등이 있습니다.

단, 장관, 차관, 사무관 등은 직급을 나타내는 단어이므로 직업 접미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4. 부 夫 또는 婦

'부 夫(婦)'는 농부, 어부, 광부, 배달부, 청소부 등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육체노동 위주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한 편입니다.

 

5. 사 士

'사 士'는 소위 전문직이라 일컫는 직업에 사용되는 접미사입니다.

공인된 자격시험을 통해 부여된 자격증이 요구되는 직업을 말하는데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통역사, 감정평가사, 조종사 등이 있습니다.

 

6. 사 事

'사 事'는 공무원 중 특정 직업군에 사용되는 접미사입니다. 판사, 검사, 형사, 감사 등이 있습니다.

공무원 중에서 전문직종에 해당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이 여기에 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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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사 師

'사 師'는 '선생'이라는 한자 뜻과 같이 특정한 기술을 전수해주는 직업에 붙는 접미사입니다.

예를 들면 교사, 목사, 의사, 약사, 간호사, 요리사, 사진사, 강사 등이 있습니다.

 

8. 수 手

'수 手'는 '공工'과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의 기술 또는 재주를 바탕으로 하는 직업에 사용됩니다.

가수, 무용수, 목수, 기수(말 타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9. 원 員

'원 員'은 회사원과 같이 조직에 소속되어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에 붙은 접미사입니다.

공무원, 회사원, 은행원, 종업원, 판매원, 경비원, 집배원 등과 같이 창의적인 업무보다는 일정 부분 반복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10. 인 人

'인 人'은 특정 업무를 명확히 하기보다는 포괄적인 직업군으로 표현되는 경우에 많이 사용됩니다.

예술인, 연예인, 체육인 등이 이에 속합니다.

 

11. 자 者

'자 者'는 대체로 어느 한 방면이나 지식에 능통한 사람에게 붙인다고 합니다.

학자, 기자, 성직자, 과학자, 수학자, 철학자, 노동자, 기술자, 연기자 등으로 사용됩니다.

 

 

III. 호칭이 뭐든 간에 존중은 별개

각각의 직업 접미사는 그 직업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에 따라 약간이지만 분명한 차별이 숨어있습니다.

이 차별은 사농공상 士農工商이라는 성리학적 계급 구분에서 기인한 한자 사용의 차이인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세속적 위치에 따른 인식의 차이인 것인지 그 선후가 분명치는 않습니다.

17대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은 당선자 신분일 때 '대통령 당선인'으로 불러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였습니다.

명색이 일국의 지존인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놈 자者'를 사용하는 불경이 싫었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은 윤석열 후보의 신분을 헌법에 규정한 명칭인 '대통령 당선자'라 호칭하였습니다. 이를두고 일부에서는 김어준의 무례함을 비난하곤 했었습니다.

 

어떤 이는 호칭에 직업과 직업인을 비하하는 뉘앙스가 포함된 우리말보다는 ~er, ~or, ~ist, ~ian 등과 같이 평등하게 직업의 전문성, 종류에 따라 '차별'이 아닌 '차이'만 두는 영어가 더 낫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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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우리들은 직업과 직업인을 호칭하는 참 많은 단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사를 배포할 때 기자님이라며 메일을 쓰고 나서 모여 앉아 기자 놈들이라고 키득거리다가 판레기, 기레기가 한 통속이 되었다고 한숨 쉬고, 딴따라들이 음주 운전했다는 뉴스로 물타기를 하는 정치모리배들이 판을 치는 여의도에서 달인이 만든 떡볶이를 가져다주는 배달기사님의 하루벌이를 궁금해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3D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듯이, '사짜 士字' 직업을 가졌거나 일가를 이뤘다며 ㅇㅇ家로 불려도, 하는 짓이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이며 반역사적이고 비민주적인 자는 포장된 호칭과 무관하게 알맹이로 정의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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