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한번 잡숴 봐! : 식민지 약 광고로 살펴본 일제강점기의 생활문화사

오늘 소개할 '이 약 한번 잡숴 봐!'라는 조금은 가벼운 제목의 책은 일제 강점기 시대 신문에 게재된 약광고, 건강식품 광고 등을 정리한 책입니다.
수천 개의 삽화와 사진자료로 당시의 시대상을 쉽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약 한번 잡숴 봐

 

 

I. 이 약 한번 잡숴 봐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가장 효율적이고 명쾌하게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는 콘텐츠는 광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광고는 그 시대를 살고 있는 보통의 일반인이 가진 가치관과 정서에 가장 잘 부합하는 문장과 형식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자극적인 카피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정치·사회·문화적 철학을 전파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이 책은 500쪽이 넘는 분량에, 수천 개가 넘는 삽화와 사진자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900년대 초부터 1940년대 중반까지의 일제강점기 시대의 광고자료 중 신문에 게재된 '약 광고'와 '보건 관련 광고·홍보물'만을 골라 질병의 종류,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 등과 같은 상품의 종류, 그리고 홍보 및 선전의 목적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이 단순한 광고자료집이 아님을 강조하며 '시각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근대사를, 광고 속 신체를 통해 해석하는 최초의 연구서'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광고·홍보물과 함께 소개하는 시대적 배경을 함께 보면 꽤 재미있는 책입니다.
빌려 읽기에 그치지 말고 책장에 꽂아두어도 괜찮을 책이라 추천드립니다.

청암대 최규진 교수가 쓴 <이 약 한번 잡숴 봐!: 식민지 약 광고와 신체정치>라는 책입니다.

 

  • 제목 : 이 약 한번 잡숴 봐! / 식민지 약 광고와 신체정치
  • 저자 : 최규진
  • 출판 : 서해문집, 2021년 11월 30일 초판 1쇄 발행
  • 분량 : 512쪽

 

출판사가 밝힌 책의 내용 소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이 책은 시장에 나온 약이 광고를 통해 몸에 스며드는 과정과, 이데올로기를 끼워 파는 약의 속성을 파헤친다. 그러나 그보다는 '비문자 사료'인 광고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풍요롭게 설명하는 것이 궁극 목표이다.
약 광고로 들춰 본 일제강점기 생활문화사. 이것이 이 책의 핵심 문제의식이다.

이 책은 500쪽이 넘는 분량에, 수천 개의 셀 수 없는 광고·홍보 사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문에 포함된 각주의 수만 814개인 이 책은 모두 13종의 신문, 22종의 잡지, 그리고 350권 이상의 저서를 참고문헌으로 조사하여 정리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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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인 최규진이 '10년 이상 천착해온 근대 시각자료 연구의 첫 성과물'이라고 소개되는 이 책에 소개된 자료는, 그 크기가 너무 작아 하찮아 보이는 광고물이라 하더라도 요즘의 여느 자료처럼 구글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얼핏 보기엔 작가가 걱정하는 것처럼 단순히 광고 자료집으로 인식되기 쉬우나, 식민지 조선의 시대상황을 설명하며 흐름에 맞춰 하나씩 소개하는 광고 자료를 다 보고 나면 하나의 챕터가 한 권의 책처럼 풍부한 내용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II. 책의 목차

책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소제목이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하면 이 책에는 모두 19권의 소책자가 있는 것입니다.

1. 근대의 몸, 공장과 요새

1) 몸을 보는 해부학

  • 근대의 시선과 몸
  • 몸이라는 기계

2) 세균과 요새

현미경의 ‘과학’과 도깨비의 주술

세균과 군사적 은유

3) “내 몸이 재산이다”, 건강 제일주의

신체는 자본

과시하는 몸, 건강미

 

2. 건강 붐과 약의 잔치

1) 매약과 매약상

  • 상품이 된 약
  • ‘자기 진단’과 매약
  • 사기 매약과 거리의 약장사

2) 청결과 위생, 비누와 치약

  • 청결의 거품, 비누와 샴푸
  • 위생의 습관, 치약과 칫솔

3) 안팎의 벌레, 해충과 기생충

  • 습격하는 해충
  • 기생충, 몸속의 식인종

4) ‘건강의 문’, 피부

  • 미용의 고민, 여드름과 주근깨
  • ‘피부를 먹는 세균’, 여러 피부병
  • 털 적어도 고민, 많아도 걱정
  • 겨드랑이 냄새, 액취증

5) 잘 챙겨야 할 이목구비

  • ‘근대’의 눈, 싸우는 안약
  • 멍청해지는 콧병, 콧병 옆의 귓병
  • 치통을 다스리는 약, 광고 속의 치과

6) 전염병이 온다, 돌림병이 돈다

  • 호열자 또는 콜레라
  • 1918년 인플루엔자와 마스크
  • ‘염병’할 장티푸스

7) 닥쳐온 ‘문명병’

  • 백색 페스트, 결핵
  • 화류병 또는 성병
  • ‘시대의 병’, 신경쇠약과 히스테리

8) 소화와 배설

  • 들끓는 위장
  • 무서운 변비, 소중한 항문

9) 강장과 정력, 호르몬과 비타민

  • 강장과 ‘정력’의 신화
  • 신비한 호르몬
  • 알게 된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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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강을 팝니다

1) 약에 버금가는 것

  • 약이 되는 술, 맥주와 포도주
  • 영양 많은 기호품
  • 약이 되는 화장품

2) 약 너머의 의료기기

  • ‘신비로운’ 전기·전파 치료기
  • ‘효능 있는’ 인공 태양등
  • 보청기와 그 밖의 의료기
  • 모양내는 기기

3) 고무와 의료, ‘삭구’와 월경대

  • 고무 의료기
  • 삿구·삭구 또는 콘돔
  • 월후대 또는 월경대

 

4. 전쟁을 위한 신체, 사상의 동원

1) 전쟁과 약의 동참

  • ‘건강보국’ 또는 ‘체력봉공’
  • 체위향상과 집단주의
  • 비상시의 건강

2) 전쟁 같은 노동, 병 주고 약 주고

  • 싸우면서 건설
  • 강요된 명랑
  • 산업전사의 질병
  • “땀을 국가에”, 근로보국대

3) 병정놀이와 어린이 약

  • 체육의 군사화와 체력검정
  • 학교의 병영화와 소국민의 병정놀이

4) 군국의 어머니와 ‘몸뻬’ 부대의 건강

  • “낳아라, 불려라”
  • 방공防空훈련과 몸뻬
  • ‘몸뻬 부대’의 근로미

5) 이데올로기를 품은 약

  • 증산과 공출, ‘건강저축’과 봉공奉公
  • 전선과 총후의 연결, 위문과 원호
  • 굳건한 총후, 반공과 방첩

 

 

III. 저자 최규진 교수

저자 최규진 교수
저자 최규진 교수

저자 최규진 교수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였습니다.

노동운동사를 전공했으며 노동사와 일상생활사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였습니다. 현재는 청암대학교 재일코리안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사회실천연구소와 역사학연구소에 참여하면서 역사 대중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가 재직하고 있는 청암대학교는 전라남도 순천에 있는 2/3/4년제 사립 전문대학입니다. 1954년 도립 '순천간호고등기술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를 하였고, 순천간호전문대학, 순천전문대학, 순천청암대학 등의 교명변경 끝에, 2012년 현재의 청암대학교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대학 내 재일코리안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데, 이곳은 2011년 '재일코리안의 역사와 문화, 재일코리안의 정체성 확립, 그리고 새로운 재일코리안상 제시' 등의 연구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역사연구소입니다.

저자는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간행한 '조선공산당 재건운동'으로 제3회 일곡 유인호 학술상을 받은 바 있으며, 저서로는 '근대를 보는 창 20'. '일제의 식민교육과 학생의 나날들', '근현대 속의 한국', '쟁점 한국사', '일제강점기 경성부민의 여가생활' 등이 있으며 노동운동사와 일상생활사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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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책 속으로

책의 내용을 일부라도 확인하실 수 있도록 책의 몇몇 장면을 설명과 함께 소개합니다.

 

이 약 한번 잡숴 봐_백만엔이 있다면 성공한 한 사나이가 돈 100만 원을 자신만만한 태도로 흡족하게 내려다본다.
이 광고는 말한다. "귀하의 100만 원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것은 당신의 건강 속에 숨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신체가 곧 자본이 된다.

 

 

이 약 한번 잡숴 봐_라이온치마분
이 광고는 어린 시절부터 이 닦기를 몸에 익혀야 한다는 계몽적인 성격을 지녔다.
이 닦기를 일상화하려는 치약 광고가 많지만, 특히 1910년 치약광고는 주로 계몽적인 성격이 강했다.

 

 

이 약 한번 잡숴 봐_스마이루
봄, 가을의 하이킹, 여름의 해수욕, 겨울의 스키, 이때마다 "강한 자외선에서 눈을 보호해야 하니 안약을 들고 다녀야 한다"라는 메시지다.
"산과 바다에서 눈에 해를 끼치는 것에 대비하라.", "여름의 태양은 강렬하다, 눈(雪)의 반사는 바늘처럼 날카롭고 바람은 눈을 아프게 한다." 여러 안약 광고에서 이런 헤드카피를 달았다.

 

이 약 한번 잡숴 봐_중장탕
"여성 호르몬은 중장탕으로부터." 마치 호르몬의 원조처럼 보이게 한다.
"위대한 여성미"라고 적어서 그 어느 화장품보다 이 약이 더 미용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 준다.
두 광고 모두 모던 여성을 앞세운 당대의 화장품 광고와 똑같은 화면 구성을 했다.
일제강점기에 호르몬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는 사람이 없을 만큼 호르몬 약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그 무렵 호르몬은 과학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단계여서 호르몬에 대한 지식은 '아직 어두운 밤중'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약 한번 잡숴 봐_몸은 총후에 있지만 마음만은 선전에 있다
"몸은 총후에 있지만, 마음만은 선전에 있다"라고 했다
전방과 후방이 한 몸으로 총력전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쟁에 애국심을 끼워 넣어 상품을 팔려는 위문품 광고에서 살충제 광고가 매우 적극적이었다.
전쟁터에서 살충제가 필요해서도 그랬고,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가 '적을 섬멸'하는 전쟁의 이미지와 겹쳤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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