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말들의 어원 (잠시, 잠깐, 순간, 별안간, 순식간, 찰나, 창졸간)

우리말에는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참 많습니다.
대부분의 우리 표현들이 그렇듯이 한자어에서 유래한 말도 있고, 순우리말도 있습니다.

오늘은 잠시, 잠깐, 순간, 별안간 등 '아주 짧은 시간'을 가리키는 단어들의 어원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말들의 어원 (잠시, 잠깐, 순간, 별안간, 순식간, 찰나, 창졸간)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말들의 어원 (잠시, 잠깐, 순간, 별안간, 순식간, 찰나, 창졸간)

 

I. 잠시・暫時

1. 사전적 의미

  • (명사) 짧은 시간, (부사) 짧은 시간에
  • 한자로는 잠깐 잠暫 + 때 시時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잠시는 잠깐의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2. 잠시의 어원

  • 잠시는 한자어 暫時 (잠시)에서 온 말입니다.
  • 여기서 暫는 '잠깐 잠' 자이며, (시간이) 짧다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 '잠깐 잠暫'자는 '날 일日' 위에 베다 끊다의 뜻을 가진 '참斬'가 얹힌 모습입니다. 여기서 다시 '벨 참斬'자는 '수레 차車'와 '도끼 근斤'이 결합된 글자입니다.
  • 원래 '벨 참斬'자는 옛 중국의 형벌 중 거열형을 뜻하는 한자입니다. 거열형이란 죄인의 사지를 다섯 대의 수레에 묶은 다음, 모든 수레를 동시에 움직여 온몸을 찢어 죽이던 지금 기준으로는 무척이나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 이 처벌은 매우 잔인하였으나 능지처참과 같은 다른 형벌에 비해 무척 짧은 시간에 끝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날 일日'자 위에 '벨 참斬'자가 더해지며 매우 짧은 시간이라는 뜻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II. 잠깐・暫間

1. 사전적 의미

  • (명사) 얼마 되지 않는 매우 짧은 동안
  • (부사) 얼마 되지 않는 짧은 동안에

 

2. 잠깐의 어원

  • 잠깐은 '잠시暫時'와 유사한 형태로 충분히 한자어에서 유래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단어입니다.
  •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현대 국어 '잠깐'의 옛말은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등장하고 있는데 시기별 형태의 변화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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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시대별 형태 변화

  • 여기서 '잠깐'의 한자어 원형은 '잠깐 잠暫'과 '사이 間'이 결합된 것으로, '아주 짧은 사이의 시간'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III. 순간・瞬間

1. 사전적 의미

  • 아주 짧은 동안
  • 어떤 일이 일어난 바로 그때. 또는 두 사건이나 행동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바로 그때
  •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지금'이라는 지극히 짧은 시간적 규정을 갖는 말

 

2. 순간의 어원

  • 순간은 '눈 깜짝일 순瞬'과 '사이 간間'이 결합한 말입니다.
  • 말 그대로 눈 깜빡할 사이를 말하는 것입니다.
  • '눈 깜짝일 순瞬'자는 '눈 목目'자와 '순임금 순舜'자가 결합한 회의문자입니다.
  • 회의문자가 두 가지 한자의 뜻이 결합하여 새로운 글자가 되는 것이지만 여기서 '순'자는 글자의 소리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원래의 '눈 깜짝일 순瞬'자는 지금의 형태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 즉, 예전에는 이 뜻을 가진 한자로 '깜짝일 순瞚'자를 썼는데 해서에서부터 瞬자가 '깜짝이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IV. 별안간・瞥眼間

1. 사전적 의미

  • 갑작스럽고 아주 짧은 동안이라는 뜻의 명사
  • 앞서의 짧은 순간을 나타내는 단어들이 '짧은 시간의 틈'이라는 느낌이라면, 별안간은 '아주 짧은 순간 갑자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2. 별안간의 어원

  • 별안간은 한자어 '瞥眼間'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 '깜짝하다, 눈을 깜짝하다, 언뜻 보다'라는 뜻의 '깜짝할 별瞥'과 '눈 안眼', 그리고 '사이 간間'이 결합한 단어로 눈 깜짝할 사이, 언뜻 보는 사이라는 뜻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식간에'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V. 순식간・瞬息間

1. 사전적 의미

  • 눈을 한 번 깜짝하거나 숨을 한 번 쉴 만한 아주 짧은 동안

 

2. 순식간의 어원

  • '눈 깜짝일 순瞬' + '숨 쉴 식息' + '사이 간間'으로 한자 풀이 그대로 해석하고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VI. 찰나・刹那

1. 사전적 의미

  • 어떤 일이나 사물 현상이 일어나는 바로 그때
  • 매우 짧은 시간. 탄지경보다는 짧은 시간이나 염(念)・탄지 따위와의 관계는 해석에 따라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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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찰나의 어원

  • 찰나는 '절 찰刹' + '어찌 나那'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 산스크리트의 ksana(크사나), 즉 '순간 瞬目'의 음역 한 것입니다.
  • 불교에서는 시간의 최소단위를 나타내는 말로 쓰이지만, 원래의 뜻인 순간의 의미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VII. 창졸간・倉卒間

1. 사전적 의미

  • 미처 어찌할 수 없이 매우 급작스러운 사이

 

2. 창졸간의 어원

  • 곳집 창倉 + 마칠 졸卒 + 조사 지之 + 사이 간間 즉, 창졸지간이라는 고사성어에서 유래된 표현입니다.
  • 원래 창倉은 '창고'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급하다'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 졸卒 역시 병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여기서는 '갑자기'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 즉, 창졸(倉卒)은 창고를 지키는 병사가 아니라 '어찌할 겨를이 없는 갑작스러움'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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