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랜드 이야기 (Mouseland, 토미 더글라스, 1962) : 스스로 개돼지가 되길 바라는 사람들

캐나다의 정치인 토미 더글라스 (Tommy Douglas)는 1962년 한 연설에서 Mouseland라는 제목으로 '노동자로 대표되는 쥐들이 선거에서 쥐를 뽑지 않거나 오히려 욕하며 항상 고양이를 지도자로 선출하는 시대상'을 풍자하였습니다.
항상 선거에서 빈곤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며 스스로를 억압하는 보수 세력에게 투표를 하는 행태는 비단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토미 더글라스와 그의 명 연설을 소개한 영상을 소개합니다.

 

마우스랜드 이야기 (mouseland, 토미 더글라스, 1962)
마우스랜드 이야기 (토미 더글라스, 1962)

 

I. 토미 더글라스 / Tommy Douglas

Tommy Douglas
Tommy Douglas (1904~1986)

토미 더글라스는 1904년 스코틀랜드 팔커크에서 태어났지만 1910년, 그의 나이 6살에 온 가족이 캐나다의 위니펙으로 이주하여 정착하였습니다. 1924년 브랜든대학에 입학하면서 '사회복음주의 운동 Social Gospel'의 영향을 받고 침례교회 목사가 되었습니다.

대공황 와중에 웨이번에서 사회주의적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35년 연방선거에 출마하여 캐나다 의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이후 CCF당의 수장으로 1944년 선거에서 1당이 되면서 서스캐처원 주의 수상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북미 최초의 민주사회주의 정부의 수상으로 공공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를 허용하고, 모든 시민에게 무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을 펼치는 공중의료정책 등 보편적 복지에 치중한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는 2004년 CBS ( Cadianian Broadcasting System)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가장 위대한 캐나다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위대한 정치인입니다.

 

 

II. Mouseland Story

책으로도 출판된 '마우스랜드 이야기'는 1962년 캐나다 의회에서 토미 더글라스가 연설한 내용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를 해도 변하지 않는 국민의 고단한 삶을 풍자한 우화로 비록 짧은 내용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현실 선거와 정치 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함께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함축적으로 담겨있습니다.

 

이것은 마우스랜드 이야기다.

마우스랜드는 모든 생쥐들이 태어나서 살고 놀다가 죽는 곳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곳과 똑같은 모양으로 말이다.
그들에게도 정부가 있다.

우리처럼 생쥐들도 5년마다 선거를 했다.
생쥐들은 투표소로 걸어가 투표했다.
일부는 차를 타고 투표소로 갔다.
일부는 배를 타기도 했다.
5년 뒤에는 어김없이 투표소로 향했다.
우리와 똑같이 말이다.

선거 때마다 모든 생쥐는 투표를 했으며 통치자를 뽑았다.
바로 거대하고 뚱뚱한 검은 고양이로 이뤄진 정부였다.

생쥐들이 고양이를 통치자로 뽑는 게 이상하다고 여긴다면 지난 70여 년 동안의 우리 역사를 돌아보기 바란다.
생쥐들이 우리 국민보다 멍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단언컨대, 고양이들이 나쁘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좋은 친구들이었으며 품위 있게 정부를 운영하기도 하고, 때론 싸우는 척하면서 ‘좋은’ 법을 통과시켰다.
물론 고양이에게 좋은 법이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좋은 법은 생쥐에게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법안 가운데 하나는 고양이의 발이 들어갈 수 있도록
쥐구멍이 충분히 커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다른 법안은 생쥐가 일정한 속도 이하로 달리도록 규정했다.
물론 고양이가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아침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모든 법은 ‘좋은’ 법이었다. 고양이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생쥐들은 고통스러웠고, 삶은 갈수록 피폐해졌다.
마침내 생쥐들은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손을 써야 한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래서 생쥐들은 투표소로 몰려가서 검은 고양이를 퇴출시켰다.
그리고 흰 고양이를 뽑았다.
당선된 흰 고양이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 공표했다.
그는 마우스랜드에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흰 고양이는 마우스랜드의 문제가 쥐구멍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둥근 쥐구멍 대신 네모난 모양의 쥐구멍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네모난 쥐구멍은 둥근 쥐구멍보다 두 배로 커졌으며, 고양이는 두 발을 한꺼번에 쑤셔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생쥐들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생쥐들은 이러한 삶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흰 고양이를 퇴출시키고 다시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
그러다 다시 흰 고양이를 뽑았다.
그리고 또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
심지어 반은 희고 반은 검은 고양이를 뽑기도 했다.
이런 걸 연정이라고 부른다.

한번은 검은 점이 있는 점박이 고양이들로 정부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 고양이들은 생쥐들의 목소리를 내는 척하면서 생쥐를 잡아먹는 고양이들이었다.

이제 알 것이다.
고양이의 색깔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문제는 그들이 모두 고양이라는 점이다.
고양이 정부는 당연히 고양이들만 돌볼 뿐 생쥐는 안중에도 없다.

어느 날, 이런 사실을 깨달은 생쥐 한 마리가 홀연히 나타났다.
그 생쥐는 다른 생쥐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대체 왜 우리는 고양이들을 뽑는 거야? 생쥐로 이뤄진 정부를 왜 만들지 않는 거지?”

그러자 다른 생쥐들이 말했다.

“오, 빨갱이가 나타났다. 잡아넣어라!”

생쥐들은 그를 감옥에 처넣었다.

 

그러나 여러분께 한 가지 사실을 말하고 싶다.

 

생쥐든 사람이든 감옥에 잡아넣을 수는 있지만 생각까지 잡아넣을 수는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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