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맛을 내는 단어. 웍(WOK)과 웍질 이야기 (어원과 효과)

중국 요리의 매력 중 하나가 불맛입니다. 불맛은 둥그런 프라이팬과 강한 불이 만나 만들어집니다.
이 프라이팬을 중국어로 '웍(wok)'이라고 부릅니다.
웍은 튀김과 볶음 말고도 찜, 구이 등 여러 조리에 두루 쓰이는 도구입니다.

맛있는 요리가 재미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불맛 내는 조리도구 웍에도 이야깃거리가 많다고 합니다. 
오늘은 웍과 웍질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웍의 어원 등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웍 all about wok

 

I. 鑊 / 웍 / WOK?

wok웍은 우리 국어사전에서는 '중국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우묵한 프라이팬'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글로 웍이라고는 등록되어 있기는하지만 표준 규범표기는 미확정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중국 광둥 지역에서 유래된 웍은 세계 곳곳에 있는 중식당에서 많이 쓰이지만 사실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에서 널리 활용되는 도구입니다.
강철, 무쇠 또는 스테인레스 소재로 만들어져있고, 밑으로 우묵하게 생긴 반원형의 커다란 팬으로 커다란 나무 손잡이가 붙어있습니다. 
강한 불 위에서 웍을 흔들며 재료를 튕기는 '웍질'로 주로 볶음요리로 많이 소개되고있지만 당연히 지짐, 튀김, 탕을 만들 때도 두루두루 사용되는 조리도구입니다.

 

 

II. 웍의 어원

웍이라는 명칭은 '웍'의 원산지인 광동지방에서 이 물건을 부르는 명칭이 그대로 전해져서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우리나라의 호미가 미국에서 'Homi'로 유통되는 것과 같은 사례이겠습니다. 웍의 영어에서는 'Wok'으로 표기됩니다.

웍이라는 물건의 표기와 어원에 대해 잘 정리된 글로 '글쟁이주식회사'의 대표인 백우진 작가가 2018년에 쓴 '단어의 사연들'에 소개된 내용을 찾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웍의 한자는 '가마 확 鑊'

웍을 가리키는 한자는 '가마 확 鑊'자입니다. '확'을 광동 사람들은 '웍'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확은 원래 가마솥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말은 이 글자를 받아들여, '철확 鐵鑊'과 '돌鑊'이라는 단어를 만들었습니다.

추천글 ▶︎  국가는 개인의 적인가? (관련 기사 및 논문 소개)

 

2. 철확 鐵鑊

논산 개태사 철확
논산 개태사 철확 (출처: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철 확은 '쇠로 만든, 발이 없는 큰 솥'이나 '무쇠로 만든 작은 절구'를 말합니다. 큰 절에는 쇠로 만든 철확이 있었습니다. 현재 논산 개태사, 청주 관음사, 보은 법주사 등에 철확이 남아 있습니다.

 

3. 돌확

돌확돌확은 넓적한 돌을 솥처럼 깎아낸 주방기구로, 우묵한 부분에 곡식이나 양념을 넣어 빻거나 가는 데 쓰였습니다. 돌확은 '확독'이라고도 불렀습니다.
김관식 시인은 '세례 요한의 비둘기 떼들에서 아래와 같이 노래하였습니다.

산령(山嶺) 위에서 손수건처럼 펄럭거리는 하얀 구름은
확독에 고인 푸른 빗물로 미역을 감고

 

 

 

III. 웍질

웍질은 당연히 '웍 + 질'을 말합니다.
웍은 앞에서 알아보았으니 됐고, '~질'은 '어떤 도구를 가지고 하는 일'의 뜻을 가지는 접미사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웍질'은 웍으로 하는 조리행위를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다른 조리도구에 '~질'이 붙어 사용되는 단어가 흔치 않으니 '웍질'이라는 것은 '웍으로만 할 수 있고, 웍으로 해야 볼만한 조리행위'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웍질은 요리를 하는 장면이나 식당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퍼포먼스입니다.
강렬한 화염이 솟구처 오르고, 셰프의 카리스마와 전문가 다운 모습이 돋보이는, 조금은 위험해보이는 장면이기 때문일까요?

그렇다고 웍질이 퍼포먼스로서의 가치만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웍질을 하면 불길에 웍의 기름이 닿으면서 불이 붙게 됩니다. 여기에 튕겨져 올라온 재료가 직접 닿으면 강력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마이야르 반응'이란 식품을 고온으로 가열했을 때 갈변화하면서 객과 맛을 부여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아미노산과 당이 가열면서 다채로운 풍미를 내는 것입니다.
또한 위로 올라온 재료가 수증기와 만나면서 익혀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반면에 고기를 튕기지 않고 바닥에서 직접 가열하면 튀겨지듯 익습니다.

웍의 가장 큰 장점은 센 불에서 재료를 흔들어가며 기름을 많이 흡수하지 않고도 빠른 시간에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중식 셰프 중에서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연복 셰프의 방송분을 링크합니다.

추천글 ▶︎  연방군과 주방위군, 대통령과 주지사? LA 폭동 주방위군 투입으로 알아보는 미국의 군사체계 이해

 

 

※ 같이 보면 좋은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