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지와 쓰레기봉투, 약봉지와 약봉투, 비닐봉지와 비닐봉투 등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주머니 형태로 만들어진 것에는 대부분 '봉지'와 '봉투'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편지는 봉투이고, 요즘 마트에서 팔리는 겨울철 제철음식은 봉지굴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봉다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무엇일까요?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겨 찾아보았습니다.

I. 사전적 의미와 그 차이
「봉지」와 「봉투」의 사전적 의미를 살피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봉지」의 사전적 의미
- 봉지 = 봉할 봉封 + 종이 지紙
- 종이나 비닐 따위로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만든 주머니
- bag, sack
2. 「봉투」의 사전적 의미
- 봉투 = 봉할 봉封 + 덮개 투套
- 편지나 서류 따위를 넣기 위하여 종이로 만든 주머니
- bag, sack
사전적 의미만으로 두 단어의 차이를 확인해보면
봉지 ▷ 종이나 비닐로 만든 것. 주머니 형태
봉투 ▷ 종이로 만든 것. 덮개가 있는 주머니 형태
즉, 사전적 의미만으로만 따진다면 '종량제 쓰레기봉투'는 비닐로 만든 것이니 '봉지'이고, 편지봉투는 종이로 만든 데다가 덮개가 있으니 '봉투'가 맞으며, 시장에서 물건을 담아주는 것은 '비닐봉지'가 맞습니다.
II. 「봉지」와 「봉투」의 차이
봉지와 봉투, 두 단어는 많은 물건들의 명칭에 함께 사용되고 있으며, 위의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구분이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정확한 의미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감상 편안한 것을 임의로 또는 관례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단어 사이에는 명확한 경계가 있으며, 정확한 정의를 알고 사용하여 의미 전달에 오류가 없도록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먼저 국립국어원의 '온라인 가나다'에 올라온 글을 보면 아래와 같은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1. 봉지 [- 덮개 / 끈] [± 밀봉] [+ 비닐 / 종이]
2. 봉투 [+ 덮개 / 끈] [+ 밀봉] [+ 비닐 / 종이]
즉, 봉지는 덮개나 끈이 없는 형태로 비닐이나 종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주머니를 말하고,
봉투는 덮개나 끈이 있어 밀봉할 수 있는 주머니를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편지 봉투'는 사연을 적은 종이를 넣고 남들이 보지 못하게 입구를 밀봉하는 겉봉을 말하고,
'편지 봉지'는 하나 또는 여러 개의 편지나 편지 봉투를 함께 넣는 주머니를 말한다 할 수 있겠습니다.
위의 설명대로 하면 많은 것들이 해석됩니다.
마트에 판매되는 생굴의 살은 따로 덮개나 끈이 없이 주머니에 완전히 밀봉되어 나오니까 '봉지굴'이 맞으며, 종량제 쓰레기봉투에는 끈이 달려 있으므로 '봉투'가 맞는겁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명시한 '종이'와 '비닐이나 종이'라는 재질로 두 단어를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에서도 풀이의 수정에 대해 검토가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재질보다는 형태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III. 그러면 「봉다리」는 무엇인가?
1. '봉다리'란?
국어사전에 '봉다리'는 '封 다리'로 표기되며, '봉지'의 경기도, 전라남도 방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봉투'가 아니라 '봉지'의 방언입니다!
그런데 '봉다리'라는 단어가 사전의 설명과 같이 경기도, 전남에서만 주로 사용되는 단어인 것은 아닙니다.
'봉다리'는 강원, 경기, 경북, 전남과 경남 전역 등지에서 많이 사용되어왔던 단어로서 특정 지역색이 많이 반영된 방언은 아닌 듯합니다.
경남지역의 사투리대회에 나온 말들이나 기록물들을 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 있습니다.
- "봉다리 하나 주이소" ⇨ [창원]
- "씨레기 봉다리"
- "밀가루는 봉지에 넣은 것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넣은 것이다" ⇨ [이상 함안 사투리대회 / 2011]
- "봉다리 좀 채조오. 씨고 난재 주께 (봉지 좀 빌려줘. 쓰고 나중에 줄게)" ⇨ [거창구비 6-871]
- "책 봉다리" ⇨ [김해구비 9-1148]
- "옴마는 딸내미 걱정을 태산 봉다리겉이 하는 기라예"
- "얼음골 사과도 한 봉다리 사가 비무가미 (얼음골 사과도 한 봉지 사서 베어 먹어가며)" ⇨ [이상 밀양 사투리대회 / 2014]
2. '봉다리'의 어원
봉다리는 사전에 나오듯이 봉지(투)의 앞자인 '봉할 봉封'에 '-다리'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우리 사전에 '-다리'는 접미사로 아래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일부 명사나 동사, 형용사의 어근에 붙어, '그러한 속성을 가진 사람이나 물건'의 뜻과 홀하게 이르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 (예; 늙다리)
- 일부 명사의 어근에 붙어, 그러한 상태를 홀하게 이르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 (예; 모양다리)
즉, '봉다리'는 '봉(봉할 봉封)할 수 있는 형태의 물건'을 이라는 뜻입니다.
봉다리는 분명 표준어인 '봉지'의 방언임은 분명 하나 사전에 나온 것처럼 경기, 전남 지역에 특정하여 사용된 것은 아니며 경기, 강원, 경북, 경남, 전남의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된 '봉지'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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